• Home
  • -
  • 소식과 알림
  • -
  • 맨발동무 이야기

소식과 알림

운영시간

수, 목요일 l 오전 10시~오후 6시
금요일 l 오전 10시~저녁 9시
토, 일요일 l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 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일입니다.

상담문의

전화 051) 333-2263
카카오톡 "맨발동무"검색


후원계좌

부산은행 313-01-000558-7
(맨발동무도서관)

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마을축제] 다큐 상영회 '자연농'
작성일자 2020-12-02
2020년 대천천환경문화축제 기간을 맞아 맨발동무도서관에서 기획한
세 번째 프로그램인 다큐 상영회!
2020년 11월 25일 수요일 저녁 7시,
다큐 <자연농>을 함께 보고 패트릭 라이든·강수희 감독님과의 만남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올해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환’을 주제로 나와 타인, 동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해,
또 새로운 삶의 방식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강수희 강사님과는 1·2기 강좌를 함께하며 ‘자연농이라는 삶의 방식’을 함께 나누었답니다.
그 연장으로, 이날은 두 감독님이 4년이란 시간을 들여 완성한 결과물이자
삶의 전환을 제안하는 다큐멘터리 <자연농>을 함께 보고,
두 분과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다큐 <자연농>의 영어 제목은 Final Straw입니다.
‘Final Straw’는 ‘최후의 일격’ 또는 ‘참을 수 없게 되는 마지막’을 뜻하는 말로,
영어권에서 많이 쓰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낙타 등위에 쌓인 봇짐에 마지막 짚 한 오라기를 올리자
낙타가 주저앉게 되었다는 말에서 유래된 표현인데,
두 분 감독님께선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The One-Straw Revolution’를 보고
Final Straw라는 제목을 떠올리게 되셨다고 해요.
한글 제목인 ‘자연농’은 관객들에게 종종 ‘자연농법’에 관한 다큐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해서
영화 개봉 후 제목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되셨다고요.
 
원래 계획과는 달리 장편 다큐멘터리로 완성된 <자연농>.
자연농을 실천하는 분들의 얼굴과 목소리로 직접 전해듣는 이야기들은 그 울림과 무게가 남달랐어요.

자신이 원하는 삶, 스스로를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부풀어오르고, 그간 잊고 살던 것들을 떠올려보게 되었습니다.


 



다큐 상영이 끝난 뒤, 강수희·패트릭 감독님께서 다큐를 만들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히 들려주셨습니다.
 



 

강수희 감독님은 패트릭과 만나기 전 출판사에서 일하셨다는데,
그 당시 힘들고 지칠 때면 회사 앞 목련 나무를 찾아다니기도 하셨대요.

목련을 올려다보다 일하러 들어가던 생활을 반복하다가 몇 달 뒤 일을 그만두시곤,
다큐에 등장한 한 청년 농부의 말처럼 ‘스스로 납득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고는
주말 농장, 텃밭 모임 등을 통해 억눌려 있던 것들을 해소하고 그 과정에서 최성현님을 소개 받고 패트릭과 만나게 되었다고 해요.
 
패트릭 감독님과 ‘두물머리’에서 만나고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잘 통해서,
후에 함께 웹진을 만들어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 인터뷰어 중 홍성의 최성현님 이야기가 본인들이 고민하는 삶의 형태에서
아주 핵심적인 메시지를 던진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자연농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결국 우리가 자연에 깃들어 살아가는 존재이며,
인간이 자연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모두가 조화롭게 사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요.
웹진을 만들면서 패트릭 감독님이 먼저 문제의 핵심을 다루는 자연농을
다큐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셨다고 해요.
두 분의 뜻에 공감해주는 일본인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번역을 포함해 다큐 제작과 관련된 여러 작업들을 함께했다고 해요.


2011년도 말에 시작해 4년 만에 완성한 <자연농>은 상영회 투어를 통해
200회 정도 상영회를 진행했고, 지금도 상영회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상영회를 다니면서, 이런 삶에 관심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무척이나 즐거울 뿐 아니라
뉴스에서는 잘 만나기 어렵지만 우리 주변에 새로운 삶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어 매우 즐겁고 귀한 자리라고 하셨어요.


 




다른 삶을 모색하다 보니 자연스레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형성되고,
그 사람들과 새로운 삶의 형태를 실천할 수 있었던 걸까요.
 
강수희 감독님이 들려주셨던 이야기 중 친구 분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친구분이 어느 날 자신이 교직 생활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고는
그 길을 접고 빵 굽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셨대요.
그러다 일본인 배우자를 만나 일본으로 건너가 대나무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면서,
대나무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생각하고 연구한 끝에
현재는 대나무 바구니를 만드는 대나무 장인으로 살아가고 계시다고 해요.
이 사회가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이라고 일컫는 교직 생활의 꿈을 접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한 친구의 모습이 감독님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고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때로는 주변 사람이 자기 삶을 살아가는 방식, 그 용감한 선택으로부터
자기 삶의 변화를 이끌 용기를 얻을 수 있는 듯합니다.


질문 답변 시간

Q. (주황색 옷을 입으신 농부 인터뷰 때) 카메라 앵글이 손으로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뭘 이야기고 하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A.
패트릭 : 웃느라 카메라 앵글이 흔들렸습니다. (그 장면은) 8년 전 영상이에요.

강수희 : 한국 상영회 때는 홍려석님을 (아내에게 옷가게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부분 때문에) 가부장적이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미국에서는 오히려 ‘나이스 가이’라는 평과 함께 인기가 되게 많았어요. 이 분이 우락부락한 이미지이지만, ‘풀에게 두 번 인사한다’고 말할 때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면 되게 귀여우세요. 소탈하시고 행복해하시는 마음이 느껴져 보는 저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고, 그 삶이 궁금하기도 닮고 싶기도 했던 기억입니다.
영상에 나오셨던 래리 콘 아저씨는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영상에서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크리스틴이라는 여자 분은 한국 입양아이고 어릴 때 입양되어 한국말은 전혀 하지 못하지만,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농장에서 찾아오는 분들과 재미교포식 풍물을 계속 하고 계세요. 한국에 오셨을 때 최성현님과 만나기도 하며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가 중간에서 오가며 만남을 이어주기도 해요.

Q. 첫 다큐예요? 또 나오겠네요?

A.
강수희 : 처음이자 마지막 다큐예요. 저희가 원래 영화 쪽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거든요.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다큐로 만들게 된 거라서, 앞으로의 메시지를 꼭 다큐로 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는 자유로운 편이에요.
패트릭은 예술로서 전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저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고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는 허브와 농사처럼 실용적이고 도움 되는 방식을 좋아하니까 허브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취득해 지금은 허브전문가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다음 터전이 될 곳에서도 이러한 일들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패트릭은 산성마을을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지금 지내고 있는 곳이 구례군 광의면인데 되게 좋아요. 500년 된 나무도 있고. 자연에 있는 것이 좋구나 하면서 패트릭은 고립되어서 힘들다고도 한다. 패트릭은 “Crazy People”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Q. 도시에 사는 것, 소비하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돼요.

시골에 가야할까 라는 질문도 품고 있는데,

콘크리트 같은 삶 속에서도 우리가 같은 원 안에 있다는 연결고리를 잊지 않는 삶에 대해 고민해보는 요즘입니다.

A.
강수희 : 매우 좋은 소감입니다. 숨은 원이라는 표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쓰레기를 밖에 내놓으면 쓰레기 수거차가 가져가는데 그렇게 수거해가는 쓰레기양이 정말 많거든요. 일본에 살 때 태풍으로 센 바람이 오면 쓰레기들이 해변에 정말 많이 몰려왔는데, 그 광경을 보며 고민하다가 최대한 쓰레기를 덜 만들어보기로 마음먹고는 패트병 안 쓰기를 실천 중이에요. 아무리 목이 말라도 패트병 물을 안 사먹어요. 그런데 부모님 집에 갔더니 패트병 물을 사 드시더라고요. 그럴 땐 좌절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지, 생각해요. 내가 안 하는 만큼 쓰레기는 분명 줄어들 테고, 나를 보고 영향 받는 사람들이 생기면 그 또한 좋은 일이니까요. 패트릭은 저희 부모님이 생수 사서 드시는 걸 보고는 북한산에서 직접 물을 떠드리기도 하더라고요. 얼마 전엔 제가 정수기를 사 드렸는데, 이렇게 아웅다웅 공존하며 살고 있습니다.(웃음)

패트릭 : 한국은 도시에서도 자연을 더 쉽게 만나고 접할 수 있습니다. 집 근처에 산도 있고요. 미국보다 훨씬 쉬워요. 이렇게 사는 곳에서 쉽게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 뜨러 북한산에 가면 “북한산 아줌마 클럽”이라고 부르는 모임이 있는데, 그곳에서 맥심커피도 얻어마십니다.

강수희 : 공생과 공존. 요즘 같은 때에 더 와 닿는 메시지예요. 코로나 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농>을 볼 수 있게 무료로 풀어 놓았어요. 이런 메시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메시지가 퍼져나가고 실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고요. 코로나도 지구가 우리에게 더 이상 이렇게 살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모든 것이 잠깐 멈춰진 시기이지만, 이렇게 멈춰서 생각하고 궤도를 수정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


이렇게 감독과의 대화 나누기까지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앞서 진행했던 길 위의 인문학 강좌를 통해 두 감독님이 집필한 책인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와

다큐 <자연농> 축약본 버전을 보긴 했지만, 영화 전체를 보기는 처음이었는데요.
다함께 모여 다큐를 보고 이야기까지 나누니 여러모로 정말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강사님 강좌를 들으며,
‘자연농’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정의하시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개개인이 자연농을 직접 실천하지는 않더라도,
이런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과 다른 삶의 방식은 무엇일까 고민해보는 일 또한

‘자연농이라는 삶의 방식’과 결코 무관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농이라는 삶의 방식은 ‘사람이 자연 안에 속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멀리 구례에서 이곳까지 와 주시고 좋은 작품과 이야기를 들려주신 강수희·패트릭 라이든 감독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박수를 보내며
대천천환경문화축제 세 번째 프로그램인 다큐 상영회를 마무리했습니다~
 
*다큐 <자연농>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어요. <자연농>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긴 책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를 함께 보시면 더 좋습니다.

http://www.finalstraw.org/ko 

 
 


강수희·패트릭 라이든,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

 523.7 강56불

카테고리 마을/지역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