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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길위의인문학] 나누다(3기) 두 번째 모임
작성일자 2020-09-02
길 위의 인문학 전환, 지속가능한 삶으로 가는 길!
[나누다] 3기 두 번째 모임 - “그걸 왜 배워? 보잘 것 없는 잡초를!
강사 : 황경미(퍼머컬처 디자이너, 부산온배움터 이사장)
3기 : 2020.8.30.[일] 10:30~12:30

 

8월 30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그걸 왜 배워? 보잘 것 없는 잡초를’을 주제로 퍼머컬처 디자이너 황경미 강사님과 함께
길 위의 인문학 3기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나누지 못한 자기소개와 함께,
수업 교재 중 한 권을 읽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도서관 옆 쌈지 공원으로 다함께 나가서
공원 풀밭에 핀 풀들을 살펴봤어요.
강사님께서 우리 주변에 사는 다양한 풀들의 이름과 종류와 효능까지 알찬 설명을 들려주셨답니다. :D

우리 주위에 늘 존재하는 풀들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는 좀처럼 없었는데,

덕분에 공생하는 풀들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자기소개와 책 나누기 시간
 
 



 

강사님께서 먼저 나누고 싶은 책 속 일부분을 읽어주셨어요.
곁에 두고 농사 짓거나 퍼머컬쳐 디자인에 자주 참고하는 교과서 같은 책이라며
소개해주신 『가이아의 정원』(토비 헤멘웨이, 들녘, 2014) 일부를 함께 보았습니다.


 



 
“이 세 번째 그룹은 앞에서 토양을 형성하는 식물과 관련하여 살펴본 적이 있다.

이 식물의 뿌리 사이에는 세균이나 진균이 살면서 공기로부터 질소를 뽑아내어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한다. (...)

질소고정식물의 영양소를 방출하려면 죽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여러 연구 결과나 내가 직접 경험한 바에 따르면,

질소고정식물은 살아 있을 때에도 최소한 죽었을 때와 비슷하게 다른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콩과식물과 마찬가지로 케아노투스, 마운틴마호가니, 서양보리수,

뜰보리수와 보리수나무, 좁은잎보리장 같은 보리수나무류도 질소를 고정한다.

질소고정식물은 크기가 매우 다양해서 클로버와 같은 지피식물부터

아까시나무, 옹리나무, 아카시아와 같은 교목에까지 이른다.

이런 식물은 빨리 자라기 때문에 베거나 깎아서 피복재나 퇴비 재료로 쓰기에 좋다.”


 

질소고정식물이라는 말을 이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

강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질소는 식물이 섭취해야 하는 으뜸 영양원 중 하나라고 해요.
하지만 공기 중 질소는 분자 단위가 너무 커서 식물이 바로 흡수하지 못하는데요.
비올 때나 번개 칠 때가 식물들이 질소를 가장 많이 흡수할 때라고 합니다.
번개에 질소가 쪼개지기 때문이래요.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이때 쪼개진 질소를 식물이 확 흡수해버린대요.
‘우후죽순’이라는 말처럼 비온 뒤 식물들이 쑥 자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성장은 질소 흡수와 관계된다는 것!

풀을 작업하거나 열매를 딸 때는 비, 천둥번개 같은 날씨와의 관계를 잘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자연현상의 하나로만 여긴 것들이 실은 여러 역할과 관계를 이루고 있으니까요.
 


-


 

산 덕계에서 ‘텃밭 가꾸기’ 청년 모임에 참여하며 마을 살이 중이신
참가자분은 밭에 무언가를 심어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
이것저것 배워보려고 필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해주셨어요.

“토양 식물이 최고의 재활용 전문가” 라는 부분에 특히 관심이 가서 적어오셨습니다.

“자연에서 대부분의 양분은 암석에서 유래한다.

암석에는 칼륨, 칼슘, 인을 비롯해 식물이 세포조직을 형성하고

물질대사 장치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원소들이 들어 있다. ...
이러한 영양소는 일단 돌에서 떨어져 나오기만 하면 자연 생태계에서 매우 아껴 쓰이게 된다.

생명은 훌륭한 재활용 전문가다.

생명은 어떤 유용한 물질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세심하다. ...

각종 연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숲 1ha의 토양과 그곳에 사는 식물에는 약 365kg의 칼슘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중에서 약 8kg(2%)만이 매년 빗물에 씻겨나간다.

숲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칼슘(98%)은 계속해서 재활용된다.

칼슘은 낙엽이나 죽은 식물의 형태로 땅에 떨어지고 토양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식물 뿌리로 또 한 차례 옮겨진다.

...
생명은 재활용 작업을 어쩌면 그렇게 놀라울 정도로 잘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정원도 그처럼 절약할 수 있을까?

답을 찾기 위해, 떨어지는 낙엽의 운명을 한 번 따라가 보자.

낙엽이 영양소로 분해되어 생명으로 되살아날 준비를 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지렁이는 나뭇잎 덩어리를 붙잡고 굴속으로 스르르 기어들어간다.

그리고 입으로 나뭇잎 조각을 부수어 흙과 함께 빨아들인다.

나뭇잎과 흙의 혼합물은 지렁이의 모래주머니로 들어가서 물결치는 근육에 의해 부서지고 결국 고운 반죽이 된다.

이 반죽은 지렁이의 소화관 속으로 더 깊이 이동한다.

인간의 장 속에서 세균이 음식물의 영양분을 처리하는 일을 돕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테리아가 지렁이의 소화를 돕는다.

반죽에서 모든 영양분을 다 짜내고 나면,

지렁이는 남은 나뭇잎과 흙 찌꺼기를 반죽에 섞여 있는 장내 박테리아와 함께 배설한다.

지렁이가 똥을 누면 지렁이 굴이 유기물이 풍부한 기름진 흙으로 온통 뒤덮인다.

머지않아 배고픈 박테리아와 곰팡이, 토양미생물 들이 유기물의 은닉처인 이곳을 발견하고 굴 벽에서 번성하게 된다.

지렁이가 공급한 흙에는 이 생물들의 배설물과 사체까지 더해진다.”
 
강사님은 이 부분을 들으면서 <인생 후르츠>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떠오르셨대요.
<인생 후르츠>는 90세 할아버지, 87세 할머니가 65년 간 함께 살아온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예요.

건축가인 할아버지가 직접 설계하고 지은 집에서

50년의 세월 동안 과일 50종과 채소 70종을 키우며 살아가는 노부부의 삶.

성실히 농사 짓고 땀 흘려 수확한 작물로 맛있는 한상을 차려내는 모습,

자연 속에서 ‘차근차근, 천천히’의 삶을 실천해온 부부의 긴 세월의 삶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차분하고 평화로워졌어요.


강사님은 또 나무가 내 밭에 한 그루 있다는 건 되게 많은 위안을 얻는 일이라고 말하시기도 했어요.
강사님 남편 분은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은 날엔  꼭 퇴근 후 숲에 가서 나무를 안고
좋은 기운을 잔뜩 받으며 감정 정리를 하고 귀가하신다고 해요.
숲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생명들이 있기 때문에 위안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이죠.

-도서관에서 활동하는 데이지라고 합니다.

퀀틴 블레이크의 그림책 『데이지는 못 말려』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에요.

지난 시간에 참여 못해서 책을 읽어 와야 하는 걸 오늘 알게 됐어요.

읽어주시는 걸 들으니까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좋았습니다.
 

-는 도서관에서 찰방찰방, 코끼리똥이라는 책읽기 활동을 참여하고 있는 자원활동가 이희숙입니다.
어젯밤에 책이 도착해서 읽고 있는데, 세세하게 읽는 건 어렵더라고요.
텃밭을 가꾸고 있으면 많은 도움 될 책인데 제가 직접 하고 있지 않으니..
그래도 85쪽까지는 읽었습니다.
저도 시골에서 자랐고, 부모님이 농사를 짓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농사에 가담해서 해보지 않아서인지 먹을거리가 쉽게 오는 거라고 은연중 생각하고,

좀 게으르기도 했던 것 같아요.

85쪽 아래쪽을 읽어볼게요.

“... 노동과 자원, 에너지를 절약하는 적극적인 해결책으로 우리의 정원을 옮겨놓을 수 있다.”


 

“우리는 자연이 디자인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하는 패턴과 순환을 관찰해서,

이러한 형태를 고정되어 있는 단순한 겉모양으로서가 아니라,

노동과 자원, 엔어지를 절약하는 적극적인 해결책으로 우리의 정원에 옮겨놓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정원은 자연이 그렇듯 서로 연결될 수 있다.

쓰레기나 오염 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지 않으며,

서식지가 풍부하고, 풍요로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곳이 된다.


 

GMO의 경우, 문제 있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

열심히 체크하며 살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계속 사용하게 돼요.
누군가는 계속 움직여야 할텐데, 저도 거기에 포함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부분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히 혼자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였어요.
자연 스스로의 순환을 말하는 부분인데,

내가 무언가를 애쓰기보단 그냥 두면 자연이 알아서 순환하는구나,

나도 그 속에 동화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거기서 조금 더 진척시키자면 한 발짝 앞서 나가는, 가담하는 가담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는 공동육아 방과 후 징검다리아이들 교사인 '행복'이라고 합니다.
현재 육아휴직 중이고요.
지난주에 선생님께서 강의를 리드해주셔서 좋았어요.
제가 원래 자기소개하거나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육아휴직 한 지는 6개월 정도 됐는데 육아에서 조금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지난주엔 너무 피곤한 상태로 와서 강의하시는 데 사실 좀 졸았거든요.
집에 가서 말하니 아내가 사람도 얼마 없는데 졸면 어떡하냐고.
책도 아직 못 봤는데, 주어진 일은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아침에 일찍 도서관 와서 보긴 했어요.
가장 반성됐던 부분은 '무경운'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처음 밭을 가꿀 땐 어느 정도 기계의 개입이 들어갈 수 있는 건데,
저는 융통성이 없어서인지 '무경운? 그럼 안 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아예 시작조차 안 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서 다른 분들 얘기 들어보니까 안 하는 것보다 뭐든 시작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지점에서 좀 반성하게 됐어요.
 
-아요. 초반에 자연농은 너무 힘들고, 어찌 됐든 (외부의) 개입은 있어야겠더라고요.

텃밭 만들어보니 자연만으로 농사를 이어가는 건 너무 힘들더라고요.

중간에 고난이 예견되니까 시도가 잘 안 되는 것도 있구요.

이미 고난을 겪고 있는 100프로 자연농하는 분들의 얘기를 듣고 하니까,

자연에 맞춰서 줘야 하니까 내가 물을 인위적으로 주면 자연농이 아니다 해서.

그렇게 하다가 쫄딱 망하는 분도 있고.

해가 되지 않는 한에서 개입하라는 게 용기.

개입해야 빨리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죠. 되게 공감이 가요.
 
 

-는 부산 장전동에 있는 나유타 카페 비건 채식 카페에서 월,화요일 일하고 있고요.

같이 일하는 친구 나까라고 일본 친구가 호야쌤이랑 장전마켓 채식마켓 하게 되면서 이정호샘 알게 되었고.

거기서 청년활동연계활동? 듣게 되었고. 작년에 처음 여기 알게 되었고. 도서관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부터 도서관 프로그램보고. 솔밧씨도 알게 되고. 블로그 보다가 여기 수업 알게 되고. 김한민 작가 온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다. 온배움터 수업 중에 풀 수업도 듣고 싶긴 했어요. 제가 요리를 하다 보니까 식재료에 관심이 가고 어떻게 오는지 저도 정말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우리 토종이나 농산물 유기농 무농약. 저도 흙을 만져본 기억이 없어요. 저도 모모의정원도 알게 되고 해서 직접 가본다든지. 이걸 정말 아직까지 생활로서 잘 되진 않아요. 해보진 않았는데 내가 그걸 하는 거랑 내가 그 작물로 요리하는 거랑 천지차이더라고요. 저는 요리하는 것만 좋아하더라고요.
 


 

도서관 주변으로 풀 나들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도서관 옆 쌈지공원으로 나가 다양한 풀들을 살펴봤어요.



 





 



 다양한 풀들을 구경하느라 금세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답니다.

우리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더 배워가보고 싶어지는 시간이었어요.

카테고리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