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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작가강연] 이현주
작성일자 2020-07-30




 


 

전환, 지속가능한 삶으로 가는 길!

[듣다] 두 번째 강연 - 재난사회, 그럼에도 공동체와 연대의 삶!” / 이현주(작가·번역가)

2020.7.17.() 저녁 19:30~21:30
 
 
 

717일 금요일 저녁,

작가이자 번역가, 목사로 활동하시는 이현주 선생님을 모시고

길 위의 인문학’ [듣다]의 두 번째 강연을 열었습니다.

순천의 사랑어린학교와 관옥나무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계신 선생님은

동화, 에세이를 비롯해 동서양 고전과 경전을 해석한 여러 책을 번역·출간하셨어요.

이번 강연은 선생님이 번역한 톨텍, 네 가지 합의(이현주 옮김, 맨발동무도서관 엮음)

함께 읽은 후 재난사회 속에서 공동체와 연대의 삶을 논해보는 자리였답니다.


함께 읽은 돌멩이 국

강연이 열리던 717 맨발동무도서관의 15살 생일이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평소처럼 함께 모여 밥을 나눠먹는 생일잔치는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도서관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을 보내주신 덕분에

온라인으로 누구나 축하공연영상을 함께 나눠보고,

도서관을 방문하신 이용자 분들과 생일 기념 떡을 나눠먹으며

코로나 시대의 첫 생일잔치를 무사히 지냈답니다.
 

강연 시작 전,

앨리스가 이번 강연의 주제와 어울리는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었어요.

이현주 선생님이 번역하신 돌멩이 국(J 무스 저, 이현주 역, 달리, 2003)이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세 스님이 한 마을에 묵게 되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힘을 합쳐 맛있는 돌멩이 국을 완성하는 결말로 마무리되었어요.

어떻게 끓였길래 돌멩이 국이 맛있을 수 있었을까요
?

그건 너도나도 조금씩
, 자신이 가진 재료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전란과 굶주림을 겪으며 황폐해진 살림살이 탓에

나눔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심 팍팍한 마을에 묵게 된 스님들은

좋은 꾀를 내어 돌멩이 국을 끓여보기로 합니다.

그 말에 호기심이 동한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고,

더 맛있는 국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료를 챙겨와

한 솥 가득 맛있는 국을 완성하여 함께 나누어먹습니다.

맨발동무도서관 생일잔치 날의 풍경처럼 말이에요.
 
 




 

돌멩이 국 덕분에 이웃과 나누며 더 풍족해질 수 있는 삶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스님들이 떠날 무렵,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상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살아가는 요즘,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건 적정한 거리만큼이나 공동체적 삶의 가치일지도 모릅니다.

마을 도서관이 열다섯 생일을 무사히 맞이할 수 있었던 것도

그림책 속 마을 사람들처럼 서로 자기 것을 나누는 마음들이 모여서일 거예요.

그림책을 읽은 후 이현주 작가님의 강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답니다.


 

무엇이 전환일까?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를 살아가는 근래, 곳곳에서 전환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습니다.

이번 길 위의 인문학의 주제 역시 <전환, 지속가능한 삶으로 가는 길>이에요.

전환의 사전적 정의는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것.’

선생님은 전환을 돌아서는 행위라고 말하셨어요.

돌아선다는 건 이전의 삶으로부터 방향을 달리하는 일일 텐데,

이 전환은 어딘가로 움직이던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선생님은 말하십니다.

가만히 서 있던 사람, 멈추어 있던 사람에겐 전환도 불가능한 것이라고요.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오고 또 걸어가게 될까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돌아서는 전환의 삶은

자기 삶 전반을 돌아보게 하는 삶의 태도이자,

우리가 맞닥뜨린 전염병의 시대가 요구하는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전환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선물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신 선생님은

코로나19라는 인류가 맞은 거대한 사건과 이로 인한 변화에서부터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인생이란 경험의 연속입니다.

하루하루 수많은 경험이 쌓여 인생을 만듭니다.

선생님께선 올해로 77년을 사셨는데,

어느 날 문득 본인이 살아온 세월을 단위로 환산하면

몇 초가 될지 궁금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한 젊은이에게 부탁하여 계산해 보니,

무려 24억대가 나왔다고 합니다. 24…….

그 이후로도, 그 말을 하신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으니 초도 늘어날 것입니다.

그걸 사진으로 찍으면 24억 개가 넘는 사진이 될 거예요.

젖먹이 때부터 지금까지, 그 모든 초 단위의 존재가 다 를 이룹니다.

하지만 모든 모습이 한결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그 중 어느 한 모습만 떼서 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전부가 이기 때문이라고 말하십니다.





우리는 무수한 초 단위의 다른 모습, 다른
들로 이루어진 사람이며,
그 얼굴은 자신 앞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어느 얼굴이 진짜 라고 말한다기보다는 그 모든 게 다 인 겁니다.

정말, 진짜의 는 보이지 않지만, 그 보이지 않는 가 없으면 보이는 도 존재할 수 없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부 나인데 어떤 것도 내가 아니다.’

이 문장을 인류가 맞닥뜨린 재난 상황에 대입해보면 어떨까요?

선생님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알려준 중요한 사실이 있다고 말하십니다.

24억 개의 얼굴들이 나 자신을 이루는 일부이듯이,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와 그 얼굴 역시 지구를 이루는 일부인 동시에

자신을 이루는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요.

지구에 수많은 얼굴을 지닌 사람들이 살지만

기실 그 인물들이 다 하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요.

자신의 지난 삶에서 배우지 못하고 아프고 병든 시기가 있었듯이,

조금 덜 배우고 덜 가지고 더 아픈 누군가도 다 자기 모습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인류에게 주는 메시지는 바로

저 사람이 바로 너다.’ 그러니 차별하지 마라라는 말이라고요.

차별하지 말아야 할 대상엔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도 포함된다고도 말하셨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함께 살든지, 아니면 함께 죽든지.

착각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이 같이 살 수 있는 삶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전해 준 메시지는 이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살던 방법 고집하고 그냥 살면 함께 죽는 수밖에 없다. 바꿔라!’


 


 

변화의 열쇠는 어디에?

지금까지 살아왔던 중심의 삶을 변화하는 일은

앞서 읽은 그림책 돌멩이 국의 내용과도 이어집니다.

앞으로 이 사회가 변화한다면, 변화해야 한다면,

그 변화의 씨앗은 어디에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발견하신 변화의 주체는 젊은 세대였습니다.

우리보다 어린 세대. 젊은 세대에게 희망 같은 걸 봐요. 뭔가 우리와 멘탈리티(사고방식)가 다른 것 같아요.”

전환의 시대가 되었다는 것은 달라질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작가님께선 얼마 전 교황의 인터뷰를 보고서 이 생각이 좀 더 확고해지셨다고 합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에게 한 기자가 질문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서 기후변화에 더 심각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보다 기후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시나요?’

이 질문에 교황의 답은 그렇다였다고 해요.

젊은이들에게는 미래를 바꾸어 나갈 힘이 있다.

젊은이들은 국경, 민족, 이념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가 해결할 수 없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른바 대세에 휩쓸려 갑니다.

하지만 그 흐름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존재해왔습니다.

사학자 토인비의 표현대로라면 이 창조적 소수들이 지구 역사에서 큰 전환을 일으켰습니다.

대세에 영합하지 않는 자, 반항하는 자들이 전환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작가님은 창조적 소수들이 양성되어 빠른 속도로 지구 인간들의 삶의 모습을 바꿔놓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꾼다고 하십니다.


안 되면 뭐 어때요? 난 그런 세상을 꿈꾸며 살았어요. 그게 죄입니까?”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선생님은 우리 자신이 어떤 꿈을 꾸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래서 이현주 작가님은 아이들에게 계속 꿈을 꿔라’ ‘질문해라라고 말하신다고 해요.

웃기는 꿈 말고, 멋있는 꿈을 꿔라! 

자기 걸음으로 자기 색을 가지고 자기 멋대로

자기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요.

작가님은 그런 아이들이 모인 세상에서 희망을 보는 듯합니다.

사랑어린학교에서 여러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고 마음공부를 해오신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일화를 많이 들려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면 미래 세대에 희망을 품고 계시다던 선생님의 말씀이

일순간 이해가 되곤 했습니다.




그 중 하나의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물건 하나씩을 가져와봐라는 숙제를 내셨다고 합니다.
그러자 한 아이가 감 씨를 가져왔대요.
감 씨가 뭐가 아름다우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 이게요. 땅속에 묻어서 싹이 트고 나무가 되고 ...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라고 답했다고 해요.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이 대답을 들은 작가님은 하도 기특해서 어깨를 두드리면서
이놈 자식 봐라, 네가 보이는 물건에서 안 보이는 걸 보는구나.”라고 말하셨대요.
그 아이의 눈, 그건 시인들의 눈이라고 말이에요.
어느 시인은 사과 한 알에서 과수원을 본다는 말이 이런 의미일 것입니다.
또 다른 아이는 나뭇가지를 챙겨왔다고 합니다.
이 나뭇가지가 살았을 때 산소를 내뿜었기에,
그 덕에 우리가 숨 쉬고 살았다고 말이에요. 

아이들은
보이는 사물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고
보이는 사물에서 보이지 않는 과거를 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다른 학생은 돌멩이를 챙겨 왔습니다.

요렇게 보면 요런 모양이고, 이렇게 보면 이런 모양.

돌멩이를 요모조모 뜯어보니 다양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모양이 많습니까. 아름답지 않습니까.”

한 가지 사물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 다르게 보인다는 걸

그 학생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물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물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그때그때 모양이 변하는데,

그 다양한 모습이 다 아름답다고요.

그런데 어떤 학생은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넌 뭘 찾았냐?”하고 물으니 자기 자신이라고 답했답니다.

아이들과 수시로 대화하는 선생님께서는

그런 경험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변하면 좋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하셔요.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마음껏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생각들을 자유롭게 펼치고 확장해갈 수 있도록

그 생각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면

아이들 안에 잠재된 것들이 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요.


 

질문시간

강연을 마치고 질문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째 합의, 무고한 말을 할 것

둘째 합의, 그 무엇도 개인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 것

셋째 합의, 추측하지 말 것

넷째 합의,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

<톨텍, 네 가지 합의>에 등장하는 첫 번째 합의는 '무고한 말을 할 것'입니다.

 ‘무고함’이란 곧 ‘당신 자신을 거슬러 말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뱉은 무고하지 않은 말은, 그 상대로 하여금 나를 미워하게 만들 것이며,

나를 향한 그 미움이 나에게 좋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그 사랑으로 당신을 상대할 것이고 그러면 당신한테 하는 내 말이 무고할 것이다.”

그래서 지옥이란 말의 힘이 완벽하게 잘못 사용된 곳입니다.

하지만 무고한 말을 쓰는 게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Q1. 무고하지 않은 말을 어떻게 그만둘 수 있을까요?


A.

"다들 남 험담하는 거 좋아해요.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 세포 속에 저장되어 있는 거예요.

남 잘못되면 고소하고 남 잘 되면 배 아프고.

아주 수백 년 전부터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게 우리 유산으로 남은 거예요.

두뇌가 기억하는 것보다 체세포가 기억하는 게 훨씬 많아요.

머리는 모르는 걸 몸은 알아요. 세포 하나하나가 정보예요.

그 안에 남 험담하는 게 들어 있어요. 몸에 뱄어요.

험담하는 거 재밌지요. 하지만 결과는 뭐가 되냐. 우리 자신이 비참해진다는 말이에요.

톨텍이 말하는 합의가 뭐냐면,

지금까지 잘못된 합의 깨부수고 새로운 합의를 하자는 말입니다.

이 짓을 더 되풀이하지 말자로 합의하자.

안 하면 돼요. 간단해요. 안 하면 돼요.

그런 자리에 갔다가 여기가 그런 자리구나 싶으면 슬그머니 빠지면 돼요.

그 사람들을 못하게 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에요.

다른 사람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어떤 한 개인이 대세를 거역하는 일은 가능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할 수 없는 일도 있어요.

그땐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자.

내가 어떻게 그걸 막을 것인가? 생각하면 타인이 욕하는 걸 막을 순 없지요.

그렇다면 거기에 내가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가 중요해집니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근사하게 멋있게 할 수 있는 것인가,

이걸 고민하는 게 필요해요."

이렇게 질문에 관한 선생님의 답변이 이어졌어요.
강연과 질문으로 2시간을 꼬박 채운 [듣다] 두 번째 강연이 풍성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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