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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과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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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2021길위의인문학] 2차
작성일자 2021-11-03
8월 22일 일요일,
길 위의 인문학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2주가 엄청 빨리 지나갔어요. 2주 만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계절이 바뀐 것 같고요.”
 
오늘 모임에서는
시도 읽고, 노래도 부르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그림까지 그려보았어요.
 




 
여는 시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서정홍 시집
이번 시간에는 서정홍님의 시로 강좌를 시작했습니다.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는 농부 시인 서정홍님의 시집인데요.
농사짓는 이야기를 말 하듯이 시로 적어 여러 권의 시집을 내셨어요.

오늘 함께 읽을 이 시집에도 농사짓는 삶의 애환이 담긴 시들과
마을 살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강사님은 스물여섯 살 때 농사를 배워보려고 찾아간 귀농 학교에서
서정홍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고 해요.
귀농 학교 마지막 강좌를 맡으신 선생님은 자신이 귀농해서 살아가는
합천의 작은 마을인 ‘남우실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두 시간 동안 서정홍 선생님 강의를 듣고
가슴이 뜨거워지고 울컥하는 게 당장 시골에 내려가서 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동했다고 해요.
강의를 들은 그 해 겨울, 강사님은 서정홍 선생님이 사시는 마을에 찾아갔고,
그곳에서 지금의 신랑 분도 만나게 되었다고 해요.
농사짓는 이야기, 마을 살이에 관한 시가 담겨 있는 이 시집에서
세 편의 시를 골라 함께 읽었습니다.
 
“슬픈 시가 많은데 읽은 세 편이 유쾌한 시들이에요. 오늘 우리 기운이 그런가 봐요.”


 
여는 노래
<내 마음에 심은 꽃> 김희동
내 마음에 심은 꽃
고이고이 심었네
언제쯤에 피려나 기다리네
내 마음에 심은 꽃 고이고이 심었네
무슨 꽃이 피려나 기다리네
 
지난 시간에 배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도  함께 불렀어요.
 
<달님에게>
구름사이로 흐르는

은빛 고운 달님 얼굴
내 마음도 따라가네

모두 잠든 밤 고요히
바쁜 하루 돌아보며

달님에게 물어요
나의 길은 진정 뭘까요

잘 가고 있을까요
달님 내게 속삭이네 고이 웃으며
사랑하는 내 아이야 걱정 말아라
참된 길을 가고 싶은 그 마음만 있다면
너는 네길 잘 갈거야

너의 길을 비춰줄게


 
 


 

볶은 통밀
강사님께서 직접 수확한 통밀을 볶아 나눠주셨어요.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밀은 보통 10월 말쯤에 뿌리거든요.

흙을 살짝 덮어주면 얘네가 겨울을 나요.
1,2월 쯤 새싹이 올라와요.
보통 1,2월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밭에 가면 작은 밀싹들이 올라오고 있어요.
3월 되면 얘네가 커서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을 볼 수 있어요.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추수를 하는데, 올해는 모내기가 늦어져서 6월 중순 쯤에 했어요.
마을 분들하고 손 모내기를 하니까, 좀 늦게 해도 괜찮다고 하길래 늦게 했어요.
완전 황금 밀밭이 됐어요. 백강밀을 심었어요.
토종 종자인데 제일 빵 만들기 좋은 종자예요. 밀밭 한 알이 엄청 통통하고 튼실해요. 너무 뿌듯했어요.
수확을 했는데 어마어마하게 양이 나왔어요. 밀이 지금 한 600kg 정도 나온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제분하러 지리산에 가서 맡겨 놓고 왔어요.
이번에는 밀차를 볶아왔어요.

오랫동안 볶으면 차가 돼요.
우려서 마시면 보리차보다는 가벼우면서 깨끗한 맛이 나요.

이걸 나중에 하나씩 가져가셔서 끓여서 맛보세요.”



 

함께 읽기 : 『신비한 밭에 서서』, 『발 밑의 혁명』
『신비한 밭에 서서』

가와구치 요시카즈가 마사노부 선생님의 자연농을 접하고 그 철학을 정리한 책입니다.
저자는 관행농을 하다가 몸과 마음과 땅이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처절하게 경험한 후

자연농을 직접 실천해보고, 자연농으로도 충분히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책은 농사에 대한 글도 담겨 있지만
현대 문명과 사회, 라이프 스타일을 돌아볼 수 있는 글들도 많다고 해요.
 
이 책과 같이 보면 좋을 책으로 강사님이 추천해 주신 책이 『발밑의 혁명』입니다.
저자는 환경운동가이면서 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분이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근대 문명과 관행농, 특히 미국식 대규모 농사가 땅과 지구와 우리의 몸을 아프게 하는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농산업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앞의 책과 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는 책으로 볼 수 있답니다.


땅을 갈지 말 것!
단작으로 하지 말고 여러 작물을 섞어 짓는 는 게 땅을 살리는 길이란 것!
농사에 관한 이야기로 국한되지 않고
먹는 것, 사는 것, 생명을 대하는 태도까지 아우르는 글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합니다.


강사님께서 나눠준 엽서에 적힌 페이지의 글을 읽고, 간단한 감상을 남기는 활동을 했어요.
 


 



 
 
감상 나누기
김영애 : ‘타인에 대한 어둠은 반드시 자신에게로 되돌아온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고 답도 모르겠는데. ‘나이 들면 뭐 할거야?’라고 주변에서 묻더라고요.
나이 들어도 노인 일자리 하고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행복에 관해서는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나이 들면 돈은 어디서 나오지? 이런 생각만 들고요.
 이렇게 사는 게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싶어지더라고요.
우리는 잘 사려고 노력하려고 하는 건데, 옛날보다는 잘 먹고 살지만,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마음이 공허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제 마음을 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생각했어요.


최현영 : 저도 되게 잘 살고 싶어요. 가족끼리 잘 살고 싶은데,
저는 뭐가 잘 안 되면 항상 신랑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더라고요.
신랑이랑 결혼해서 18년 살아오면서 그 문제가 신랑 때문이기만 하진 않다는 건 알지만 인정하기 싫었어요.
잘 살려면 소통도 하고 얘기도 해야 되는데 잘 안 될 것 같아요.
나중에 같이 살아갈 친구가 많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남편과 같이 살아가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남편과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같아요.
좋게 소통해야 하는데 상처가 되게 툭 던지고, 그렇게 던지면서도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그게 되풀이되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동글이 : 저도 아이들 키우다 보니까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 것 지나쳐오면 살아온 것 같아요.
돌아보니 우리 어머니가 많이 늙으셨고, 어머니에 대해 모르는 것도 정말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머니가 팔이 아프시고 목도 안 좋으세요. 어머니가 살아오신 굴곡이 많이 느껴져요.
요즘 어머니랑 같이 지내면서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주일에 하루는 어머니랑 꼭 같이 시간 보내자고 생각해요.
“자식은 어머니의 생명을 먹고 남편은 아내의 생명을 먹고

어버이는 자식의 생명을 먹고 국민은 위정자의 생명을 먹고…”
이 글을 읽으니 남편이 생각났어요.
내가 우리 남편의 생명을 먹고 살고 있구나. 서로 서로 먹기는 하지만.
오늘 아침도 밥을 차려주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 되는 구나, 했어요.
예전보다는 좀 대화가 되지만 아이들 다 키워놓고 이제 쉬어야 하는데
이제부터 남편이 슬슬 아프기 시작하는 게 슬프네요.
그러게 내 말을 좀 듣지 싶고. 서로 대화는 안 통하더라도 건강하게라도 같이 살아야 하는데.
벽보고 얘기해도 괜찮습니다. 그냥 살아만 있어라. (웃음)
 
김윤경 : 책을 발췌만 했어요. 내용이 좀 길어서.
“가축이 지나치면 곤란한 일이 많아진다.

가축의 필요도는 얼마 안되고 지나치면 정말 곤란한 일이 많아진다. (…)”
산, 숲, 밀림을 파괴하면 인간세상은 결코 풍요로워지지 않는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산성마을이 떠올랐어요.
산성에 요즘 개발 열풍이 불고 있어요.
마을 제일 중앙에 유일한 구멍가게가 있는데 그 옆 공터에 투썸 플레이스가 거대하게 들어오고,
그 위에 또 동문이라고, 산 중턱 가는 입구인데 거기에는 집도 없고 그래요.
거기 허가가 나서 스타벅스가 들어오는 거예요.
저희는 이제 그냥 마을에 살고 있는데.
좋은 공기 있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카페가 들어오는 걸 텐데.
아침마다 등산하면서 그걸 보면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요.
 
박현정 : 언젠가부터 가축을 사먹지 않고 있어요.
집에서는 채소를 먹는다든지 그렇게 하는데, 가축을 안 먹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어쨌든 속은 편한 것 같아요. 앞전에 스승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고 했는데요.
얼마 전에 동글이를 보호자로 데리고 가서 내시경을 했어요.
옆에서 동글이는 조선상고사를 공부하고.
저는 정말 나의 부모와 남편과 내 친구 같은 역할을 해주는 이웃이 내 옆에 있었다는 게 감동적이었어요.
수면 내시경하고 깨어나서 경과를 듣는데 제 위에서 피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줄도 모르고 바삐 살았는데, 결과를 듣고는 제 몸을 좀 돌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기운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며칠을 보냈습니다.
 
저는 『발밑의 혁명』을 읽었습니다. 97쪽. “고작 쟁기질을 배워왔네.”
저자가 마을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학을 간 것 같아요.
거기 가서 고작 쟁기질을 하는데, 대학까지 가서 고작 저걸 배워 왔네? 싶었어요.
어제 비가 되게 많이 왔어요. 물이 너무 많이 내려와서 무서웠는데,
산에서 나무가 많아 보임에도 흙 덮개나 뿌리 덮개가 부족해서 흙탕물이 이렇게 내려오는가 싶기도 하고.
중간 중간 도로에 땅이 꺼져서 다시 메우는 공사하는 걸 보면서, 산성마을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동글이가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이고, 마음에 고민이 많고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마을에서는 주로 밭에서만 만나고 농사짓는 거만 보고 이랬는데 여기서 이야기 나누고 하니까 새롭게 알게 되는 느낌도 들고.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박미정 : ‘지난날의 잘못에서 다시 배우기’ 챕터. 기계식 경운에 대해 이야기.
발췌한 부분은 ‘기발한 실험을 거듭했고 결국 해결책은 간단했다. 흙을 뿌리덮개로 덮어 …’
인간은 뭔가를 얻으려고 자꾸 자연을 파괴하려고 하는데,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엽서에 보면 비슷한 이야기가 또 나와요.
우리가 순간순간 보면 기회라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기회가 아니라 나를 잃어버리는 게 될 수도 있는데,
주위에 스승이나 친구가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까치 : 겨울에 대한 이야기가 좋아서 발췌했어요.
‘모든 것을 음의 영위에 맡기고 신체를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 항상 족함을 알고 뜻을 조용히 가지며…’
겨울에는 성생활도 안 하면 좋다. 신장이 쉬어야 할 때이니 과식도 안 하면 좋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한테는 겨울이 없었네, 생각했어요.
오십이 다 되어 가는데 이때까지 겨울이 없었네. 늘 여름이었네.
늘 과식하고. 내가 몸으로 겨울을 맞이하지 않아가지고 과부하도 걸리고.
내 몸에도 이 겨울이 필요했구나, 이번 겨울에는 나도 이렇게 잘 겨울을 맞아봐야겠다 생각해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수페 : 제목이 ‘지구라는 아름다운 꽃밭의 생명들’
‘우주의 생명, 하늘의 생명 없이 지구상의 생명은 있을 수 없다.…’

여기 있는 말 그대로 가슴에 와 닿았어요.

조찬호 박사가 페북에 올린 글이 있어요.
본인이 에어컨을 죄책감 없이 튼다고 쓴 글이길래 깜짝 놀라서 읽었어요.
지금 탄소 배출이 심하고 온난화가 극심할수록, 에어컨이 사람 인권 문제와 연결된다는 요지의 글이었어요.
열악한 곳에 있는 사람들은 에어컨 없는 곳에서 생활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에어컨 문제가 사람 사는 기본적 권리와도 연결되니 되게 가슴 아프다 생각했어요.
뉴스에서 봤는데 앞으로 10년 후에 부산이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부산은 물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거기에 대해서 부산시의 입장이 나왔는데 ‘해저도시’라고.
거기서 다 자급자족이 가능하게끔. 그림을 띄워 놨는데 보니까 물 위의 도시인 거예요.
뉴욕이나 다른 전 세계에서는 온난화를 대비해서 제방을 다 쌓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쌓기 시작한 곳도 있고요. 부산은 보니까 물 위에 수중 도시가 건설 되어 있더라고요.
그 뉴스를 보면서 진짜 당황스럽더라고요. 그걸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뭔가를 한다는 얘길 들으니까 큰일 나겠구나 싶었어요.
너무 섬뜩한 거예요. 되게 좀 무서웠어요.


너머 : 저는 여름 생명 부분을 읽었어요.
‘차별지는 나와 남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생명의 자리이다.’
저는 좀 읽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어요.
‘저는 옳고 상대방은 틀리다’라는 감정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게 ‘거짓된 앎’인 건데, 저는 ‘거짓된 앎’이지만
그래도 ‘앎’이라는 것에 더 치우쳐 있었던 것 같아요.
알게 되어도 벗어나는 게 쉽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김주영 : 250-251쪽 읽었어요.
비가 많이 오거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생각해요.
친하거나 그런 게 아니지만. 건너 건너 아는 세 분의 소식을 들었어요.
아침에 오면서 대천천 보니까 ‘그래 물이 많이 불었네’ 잠자리가 나왔네.
노래 부르는데 울컥하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좀 멍하게 있다가 왔었고.
그러면서 자연은 대순환이나 사이클, 연결고리라고 다들 생각하잖아요.
사람은 소멸해서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지난주에 쉬면서 현대미술관 전시 보러 갔거든요.
거기 나까가 인터뷰한 걸 봤어요.
또 얼마 전에는 각자가 가진 음식 철학에 대해서 얘기해달라는 인터뷰 요청을 받았어요.
그에 대한 제 답변에서 ‘빛’을 이야기했거든요. 결과물이 요리만이 아니고 눈에 보이는 물성이다.
타자나 타인에게 권해질 때 맑고 깨끗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어요.
또 하나는 나까와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과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지를 질문 받았는데,
저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고 답했어요.
내 생명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생명이 존엄하다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아요.
 
김미숙 : 저도 같은 페이지고요. 250-251.
‘여러분이 있고 내가 있고 그리고 여러분도 있고 나무도 있고, 풀도 있고, 벌레도 있고…’
이 글귀가 마음에 들었던 게, 2주 전에 저희가 씨앗을 받았잖아요.
세이지를 3개에 나눠서 화분에 심었어요.
그런데 기다려도 모습을 안 나타내서, 여긴 안 맞는가보다 싶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세 군데에서 다 올라온 거예요.
그때의 환희란. 저희는 씨앗을 받았지만 그 씨앗 안에 큰 생명이 있는데, 그걸 처음부터 안 보면 모르잖아요.
씨앗이었던 자리에서 떡잎들이 나고 이런 걸 보면서, 그 큰 생명이라는 느낌이 되게 많이 오더라고요.
옆에 있는 식물들도 같이 보게 되는.
그래서 아침마다 쭈그리고 앉아서 보면서 말들을 나눠요.
어떤 것이든 귀하지 않은 건 없는데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많잖아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 어떤 말들이 있었냐면, 아이는 자기가 결정 하에 태어난다는 거예요.
나는 선택이 없어, 그냥 태어나지는 거야, 이게 아니라,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기로 결정한 아이만이 태어난다는 거예요.
내 결정으로 태어났으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예술_ 빛칠하기
다음으로 ‘빛칠하기’ 활동을 했습니다.
강사님이 준비해오신 물감과 붓, 종이 위에 수채화로 밀밭 풍경을 그려봤어요.

강사님이 설명해주신 빛칠하기 방식은 아래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젖은 그림이라고 보통 이야기하요.
수식수채화. 꽃피는 학교에서는 빛칠하기라고 해요.
색깔이라는 게 빛이 반사 되면서 색이 구분이 되는 거잖아요.
햇빛을 프리즘에 비춰 보면 일곱 개의 무지개가 나오잖아요.
색으로 보이지 않는 빛이 우리를 감싸고 있잖아요.
그 빛을 색이라는 걸 통해서 칠한다고 해서 ‘빛칠하기’라고 이야기하고요.
먼저 종이를 물에다 10분 정도 적셔요. 머메이드지라는 조금 두꺼운 종이에요.
종이가 물을 충분히 머금으면 합판에도 물칠을 해 준 다음 올리면 착 달라붙어요.
그러면 스펀지로 한 번 닦아줘요. 아이들이랑 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이건 물감을 떨어뜨리면 번지거든요.
그리고 싶은 대로 형태를 분명하게 그리기가 어려워요.
어린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할 때 형태를 너무 분명하게 하기보다는 모호하게 하고.
그게 발달적으로 더 맞다고 해요.
아이들이 그림의 형태를 가지고 그림을 잘 그린다 못 그린다 판단하기보다는 색을 통해 그림을 느끼는 방법이에요.
자연스럽게 색이 섞이면서 초록색이 되고 주황색이 되고 그런 것들이 이 안에서 일어나요.
색 배합하기에도 좋은 방식이어서 빛칠하기를 아이들과 자주 합니다.
오늘은 지금이 밀이 제철이니까 밀밭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붓을 옆에 둔 손에 얼굴에 한 번씩 쓸어주세요. 빛의 요정이 당신과 함께 하기를.
붓 끝이 갈라지지 않게 물에 적신 다음, 파란색 먼저 칠할게요.
하늘, 땅, 산 이렇게 그려볼게요.
파란색을 먼저 붓의 반 정도만 적셔 한 번에 천천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면 돼요.
색을 덧칠하지 말고 색이 안 나올 때까지 끝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내려옵니다.
한 번 더 찍어서 다시 위에서부터 아래로 색을 덧칠해주세요.
선이 구분되는 지점들은 자연스럽게 두어도 되고 덧칠하며 색을 펼쳐줘도 된다.
가운데에서 조금 더 아래쪽까지 내려오면 좋을 것 같아요.
색깔을 다시 입히고 칠할 때는 위에서부터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그라데이션이 만들어져요.
그다음에 붙을 물로 깨끗이 씻어주고, 물받이에 닦아주세요.
그리고 적당하게 붓끝을 모아준 다음에 노란색을 찍어서 밑에서 위로 칠해주세요.
파란색 위에 숲의 느낌을 살려서 점으로 찍어서 표현해주세요.
자연스럽게 연둣빛으로 색깔이 나올 거예요.
그다음 구름을 그려볼게요. 붓을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빼주세요.
마른 붓으로 종이 위의 파란색을 조금씩 닦아서 하얗게 만들어주세요.
파란 부분을 붓으로 문질러서 물받이에 닦아주고, 여러 번 반복하면 구름 느낌이 나요.
밀밭은 세로로, 노란 색을 빼는 느낌으로 해주시면 좋아요. 세로나 사선으로.
빨간 물감으로는 고추잠자리를 그려볼게요.
먼저 색깔을 빼는 작업부터 해주세요.
그런 다음 붓의 물기를 뺀 다음, 붓끝에 빨간색을 정말 조금만 묻혀서 고추잠자리의 몸통을 그려주세요.
이제 붓을 거꾸로 잡고, 붓끝으로 사인을 해주시면 돼요.”
 
 



 
삶예술 감상 나누기
이정호 : 그리면서 노랑이 주는 느낌이 저한테는 풍요로 다가왔어요.
제가 아마 황금 들판에 가서 밀이 맺힌 걸 봤을 때 뭔가 부자된 그런 느낌 있잖아요.
배부른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그림 그리면서도 다시 떠올랐어요.
 
너머 : 그리고 보니까 지브리 영상 같아요.
 
수페 : 어린 시절 고추잠자리 잡던 생각나요.
 
박미정 : 와 곱다.
 
까치 : 우리 진짜 다 예쁘다.
 
포로리 : 눈이 막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고. 노랑도 파랑도 시원하고 고추잠자리들이 웃겨요.
얘들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보기 좋아요.
 
김윤정 : 노란 밀밭이 너무 풍요롭다.
 
박현정 : 예술이다.
 
앨리스 : 뭔가 정화시켜주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동글이 : 하면 할수록 매력적이네요
 
김미숙 : 같이 살기!
 
최현영 : 가을의 따뜻함과 추억
 
김주영 :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어요.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고 잘 지낼 수 있을까. 그게 항상 삶 속에 질문인 것 같아요.
자기의 영혼을 가꾸는 행위들을 삶 속에서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래, 산책, 농사, 춤, 그림. 음악. 무엇이 되었든.
영혼을 가꾸는 것이 저희에게 절실하고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시간을 같이 해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임을 시작하면서 배운 <달님에게>를 다시 부르면서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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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시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서정홍

농사짓는 이야기, 마을 살이에 관한 시가 담겨 있는 이 시집에서
세 편의 시를 골라 함께 읽었습니다.


 

<어디선가>, <약속>, <나이 예순이 되면> 등 세 편의 시를 함께 읽었어요.



 

작은 몸짓

한강이 짓고 부른 노래에 맞춰 왈츠 추기를 해봤어요.


“간단하고 단순한 동작으로 된 춤들을 저도 조금씩 이런 모임에서 춰보고 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동그랗게 모여 손을 잡고 간단한 스텝을 반복하며 ‘작은 몸짓’을 배워봤습니다.
춤이라기에는 간단한 동작이지만,
함께 발맞춰 몸짓을 해보니 생각보다 즐겁고 좋았어요.
스스로를 몸치, 박치로 생각하는 분들 또한 어렵지 않게
금방 배우고 출 수 있는 춤이었답니다~


 

<햇빛이면 돼>
나의 꿈은 단순하지
너와 함께 햇빛을 받으며
걷는 거지 이 거리를
따사롭게 햇빛을 받으며

햇빛! 바람과 함께 춤을 추는 거지
햇빛! 너의 손 잡고 걸어가는 거지
햇빛! 너의 눈 보며 웃음짓는 거지
눈이 부실 때면 눈 감는 거지

나의 꿈은 평화롭지
너와 함께 햇빛을 받으며
쉬는 거지 한가롭게
따사롭게 햇빛을 받으며

햇빛! 우리에게는 그거면 충분해
햇빛! 시린 뼈까지 덥혀줄 온기가
햇빛! 우리에게는 그거면 충분해
한나절 따스한 햇빛이면 돼


 

https://tv.kakao.com/v/421801321


 



 


  

함께 읽기

이번 시간엔 정청라 작가의 『밥 짓는 일부터 시작합니다』를 함께 읽었습니다.

“청라 언니는 제 삶에서 중요한 사람인데요,
12년 동안 학교에서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걸 귀농학교에서 다 배웠다고 말하며 가슴 벅차 하더라고요.

그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언니가 진짜로 대안학교에서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서정홍 선생님 댁에 간 거예요.

아이들과 농사 체험하려고.

애들이 학교에서 농사지을 때는 선생님 말을 안 듣다가,

가서 농부님이 말씀하시니까 아이들이 조용히 그 이야기를 듣고 하라는 대로 하더라는 거예요.

그걸 보고 아이들을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구나,

정말로 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말에 아이들은 귀를 기울이고 그 행동을 따라가는구나, 라는 걸 크게 느꼈다고 해요.

언니는 귀농을 하고 결혼하고 아이 셋 낳아서 지금은 전남 화순에서 살고 있어요.

이 전에 『할머니 탐구생활』이라는 책도 냈는데,

이 책은 어리작 마을에서 할머니들이랑 같이 지내면서 마을 살이 내용을 담고 있어요.

지금 저는 양산에서 전업농은 아니지만 농사짓고 있어요.

그 전까지 제가 1년에 한 번씩 언니네에 가면 언니가 밥을 차려줬거든요.

그 밥상이 정말 너무 맛있는 거예요. 왜 그렇게 그 밥상이 맛있는지.

거긴 슈퍼 같은 게 없고 먹을 게 없으니까, 밥하고 과일 정도만 먹어요.

그래서 밥이 맛있나, 그런 생각도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밤을 쪄가지고 가루로 잘라서 주는데, 그 밤하고 고구마, 차를 아침으로 주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점심에는 언니가 빵, 떡도 만들거든요. 그 간식도 투박하지만 너무 맛있더라고요.

밥에도 별 거 없이 무를 썰어서 그걸 냄비에다가 한 번 푹 익혀서 들기름, 들깨가루랑 해서 주는데

저는 그렇게 맛있는 무나물을 처음 먹어본 거죠.

먹으면서 맨날 언니한테 도시 사람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언니 식당 하면 잘 될 것 같애.” 그러면 언니가 웃으면서 밥을 차려줘요. 이 책에 밥 짓는 이야기를 엮어서 쓰셨어요.”


 

정청라 작가님과의 일화를 한참 재미있게 들려주신 후에는
『밥 짓는 일부터 시작합니다』의 몇몇 부분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추수한 밀도 나눠주셨답니다.


 



 


엽서 나누기

데이지 : 지난주에는 제가 5년간 학교를 다녔던 지리산 산내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어요.

엄청 오랜만에 가는데, 어딘가 낯설면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어요.

제가 여름을 좋아한지 얼마 안 됐어요. 원래 비빔면도 잘 안 먹었어요.

물 들어간 것만 먹었는데, 여름을 좋아하게 되면서 비빔을 먹기 시작했어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마트에 파는 비빔면이잖아요.

그걸 작년부터 엄청 많이 먹었어요.

올해는 집에 비빔면이 끊이지 않게 계속 쌓여 있고.

먹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거 그냥 간단한 건데, 나는 왜 자꾸 비빔면을 끊지 못하고 자꾸 쓰레기를 만들면서 사서 먹고 있나.

근데 이번 여름방학 다녀오고 나서 다음에 내가 어딘가에 가거나 하면 쓰레기가 안 나오는 뭔가를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비빔면이 많이 쌓여 있긴 한데, 그런 생각을 이번 여행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아직 일상에서 실행은 안 되지만 생각은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 글도 그런 건데, 내가 지금 먹을 만큼 먹으면 계속 풍요로운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비빔면부터 변화를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가져와봤습니다.


 

우엉 : 제가 고른 글은 ‘하늘과 땅 사이. 그 공간에 인생의 그림을 즐겁게 그리며~’
저는 숙제로 수저집 만들어 왔는데요. 오랜만에 바느질을 해봤어요.

자수 놓는 거를 예전부터 좋아했는데 한동안 놓고 있다가 다시 시작을 해보게 됐어요.

이거 하면서 되게 즐거웠고요. 방에 두고 지나갈 때마다 한 번씩 만지고.

오랜만에 손으로 뭔가 만드는 감각 그런 기쁨을 느꼈어요.

이 글에서 같은 뜻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말이 굉장히 와 닿았어요.

이번 주에 생일인 친구가 두 명이 있어서, 두 친구 생일을 축하하는 것에 에너지를 쓰며 살았습니다.


 

수휘 : 저는 일이 좀 겹치는 바람에 지난주에 못 왔는데요.

제가 백신을 맞았는데 너무 아파서 2주 넘게 앓았어요.

원래 있던 반려병까지 악화돼서 뭘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요.

우리가 인위적인 걸 몸에 넣게 된 이 상황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동료는 심장이 많이 뛰어서, 혼자 있다가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자기가 계속 휴대폰을 쥐고 119를 누를까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분은 한 달 내내 아팠다고요.

자기는 이렇게 아파도 살아남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말하더라고요.

나는 좀 괜찮은 사람이니까 남들은 아프지 않은지 살펴보고 도와주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그 말을 듣고 놀랐어요.

같은 걸 겪어도 결론이 다를 수 있구나.

저는 이걸 읽으면서 느낀 게 상대를 설득해서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내는 파급력이 다르구나 하는 거였어요.

내가 삶에서 안 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설득할 수 없구나.

더 진정성 있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뭔가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내가 오늘 ‘구업’을 지은 것 같다.

온라인상에서 말하다 보니 말을 좀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고.

알맹이 있는 단단한, 뼈대 있는 그런 말을 하고 다른 말은 좀 줄여가자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명희 : 저는 절에 갈 일이 이어서 기도를 하게 됐어요.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에 너무 치중해서 살다 보니.

한 종류의 농작물을 많이 심는다거나.

모든 생명을 존중해서 살아가고 싶다. 마스크를 벗고 살던 시절이 천국이지 않나 싶어요.

그런 시절이 올 수 있게 내 마음도 겸손해지고, 그런 마음으로 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김지안 : 제가 원래 저번 주에 와야 했는데 마음이 어지러워서 좀 방황하다 왔어요.

주위를 좀 배회하다가 들어왔거든요. 저는 기후용사대에서 지금 활동하고 있어요.

상근 일을 환경 단체 쪽에서 하다가 그만두고, 모모의 정원에서 가을부터.

흙도 안 만져본 게 너무 아이러니해서.

구업 그만 짓고 우리는 실천이나 하러 가야겠다. 그런 생각이라서 읽어봤고요.


 

캥거루 : 밥 짓는 게 너무 하기 싫더라고요, 더운 여름에.

애들은 해주는 걸 맛없다 하고 먹기 싫다 하고.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그래도 밥을 좀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을 좀 띄엄띄엄 보긴 했는데, 자연농이란 게 농사랑 관계된 건가 했는데.

나에 대한 이야기 자연 전반적인 이야기여서.

어렵긴 했는데 조금씩 공감 가는 것들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애들 키우면서도 그렇고요. 가만히 있으면 답은 내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정 : 저는 84-86쪽 안에서 쓰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조차도 쓰기가 어려웠어요.

저는 4일 근무하거든요. 목, 금, 토, 일 4일 근무하고 4일 쉬었는데.

저는 숙제를 안 내주면 진짜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잡으면 또 하는데 잡아지지가 않아요.

제가 집에서 비오는 거 보면서 느낀 거는, 스스로 해야 하는데 습성이라는 건 정말 안 바뀌는 구나.

월요일에 앨리스에게 문자했어요. 한편으로는 너무 가기 싫었고, 한편으로는 또 좋았어요.

어딘가에 내가 가야 하는 곳이 있고, 숙제를 억지로 하긴 하지만 시작하면 또 재밌고.

삶이 돌아가는 게 참 재밌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삶 예술_ 빛칠하기

다음으로 ‘빛칠하기’ 활동을 했습니다.
강사님이 준비해오신 물감과 붓, 종이 위에 수채화로 밀밭 풍경을 그려봤어요.


감상 나누기

이정호 : 오전엔 풍요의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 그리면서는 편안함?

잠자리들처럼 바람을 느끼면서 자유롭게 날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옆에서 은주 님 그림 보면서 좋았어요. 점점 그림이 모호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그 모호함이 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 저는 숲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서 시원함도 느끼고 편안함도 느끼고.

앨리스 그림 보면 구름도 자유롭고 나무들이 주는 느낌도 좋았어요.


 

: 저는 수채화가 오히려 어렵더라고요. 물에 번지는 게, 덧대면 또 의도랑 달라지고.

근데 처음부터 젖어서 습식으로 하니까.

물이 주는 번지는 느낌이 되게 부드럽구나, 스며드는 게. 명확한 것보다 이런 게 주는 편안함이 있구나 느꼈어요.

아까 잠자리라고 했는데 저희가 보기엔 나무기둥 같아서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앨리스 : 저는 그때 밀밭에 봄에 가봤어요.

호밀이 이만큼 자랐을 때 미로 같이 된 곳에서 멍 때리고 앉아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났어요.

그땐 초록이었는데 어느새 노랗게 되고, 바람이 느껴지고.

색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점점. 잠자리 때문에 자꾸 망하는 거예요. 가을이 다가오는 느낌이어가지고.


 

우엉 : 저는 하면서 번지고 그래서 조금 불편한 거예요.

잘하고 싶은데 뭔가 마음대로 안 되고 그런 마음과 조금 싸우면서 했어요.

이렇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그런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고요.

저도 앨리스 그림에서 숲의 여러 가지 색깔이 섞여 있는 게 되게 좋았어요.


 

데이지 : 저는 약간 좀 진하게, 선명하게 하고 싶었거든요.

밀밭, 산, 하늘, 구름, 하고 싶었는데 소심해지더라고요.

아주 조금씩 덜어서 하나 보니까 잘 안 보이네요.

그런데 재밌었어요. 색이 점점 연해지는 것도 좋았고. 오랜만에 해봤는데 좋았어요.

저는 노란색 밀밭이 엄청 편안해지고 엄청 넓은 밀밭처럼 보여서.


 

우정 : 저는 제가 너무 못해서. 옆에 보는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이랬는데 제껄 칭찬해주시니까 다 이렇게 섞여 사는 갑다, 이 생각 들고. 근데 너무 환상적이에요.

전 사실 원래 진하게 하면 불편한 사람이라서, 제 그림이 진한 게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자꾸 연한 남의 그림이 탐 나고. 근데 또 마르니까 느낌이 또 다르고.

가을 느낌이 들어서 전체적으로 ‘아 가을이구나’ 이 느낌이 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바다 얘기하시니까, 바다처럼도 보이는 구나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이게 그림이 말 한 마디에 따라 전혀 다르게도 보이는 구나 싶고.


 

: 저는 저기 있는 그림 약간 비행기 같아요.

저는 되게 쓰다가 좀 색이 밝아져가지고 진한 느낌이 들어서. 전체적으로 보니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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