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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2021길위의인문학][작가강연] 김산하
작성일자 2021-07-23
 


 



 


 



 


 


 
2021.7.14. <길 위의 인문학> 김산하 작가 강연
 
7월 14일 수요일 저녁,
2021년 길 위의 인문학의 두 번째 여는 강좌로
『김산하의 야생학교』의 저자 김산하 작가를 만났습니다.

‘나는 야생학교에 다닌다’라는 주제로 2시간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작가님은 교장이 아닌 한 명의 학생으로서,
본인이 직접 만들고 재학 중인 ‘김산하의 야생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야생학교의 출발
선생님과 시간표는 없지만 교실과 운동장, 수업과 과제는 있는 곳.
학생은 오로지 자신 한 명.
세상 전체가 교실이고 야생의 자연이 곧 운동장인 이 학교는
김산하 작가님이 직접 만든 ‘야생학교’입니다.
제도적인 학교와는 거리가 먼 곳,
주어진 커리큘럼도, 숙제나 수업 시간도, 졸업도 필요하지 않은 이 학교의
영원한 학생인 김산하 작가님은 저서에서 야생학교에 관해 이렇게 말하셨어요.
 
“제도로서 학교와는 당연히 차원이 다른 개념이었다.
나에게 학교란 정말로 중요한 문제를 올바르게 대하고 이성적으로 다룸으로써 어떤 관점을 얻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 속에 늘 속해있고 싶었다. 졸업 당하지 않고 말이다.”
- 『김산하의 야생학교』
 
작가님은 왜, 어떻게 야생학교를 만들게 되었을까요?
그건 기존의 학교가 ‘배움’의 세계와 ‘실제’ 세계의 먼 간극을 좁혀주지 못해서,라고 해요.
우리는 살면서 긴 시간 학교에 다니며 주어진 시간표대로 공부하지만,
정작 우리가 배우는 세계와 실제 세계는 조응하기보다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우리가 배우는 세계와 실제 세계의 조응을 위해
그러니까 실제 세계와 조응하는 배움을 지속적으로 이루어나가기 위해
야생학교라는 걸 만들게 되셨다고 합니다.
작가님의 학교생활에서 중요한 탐구 대상은 바로 ‘자연’입니다.
야생의 자연이라는 광대한 교실에서 하루하루 자신만의 시간표로 세상을 탐구하며
배움을 실천하는 작가님의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습니다.
 
 
변화를 숭상하는 한국사회?
한국사회에는 이전에 하던 것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 만연해 있습니다.
TV 광고에서 자주 보는 “아직도 ~~하십니까?”라는 반복되는 멘트들을 떠올려 봐도 그렇습니다.
변화무쌍함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숭상하는 한국사회에서 작가님은
여전히 오래된 2G 휴대폰을 사용하는 자신을
사회 부적응자라고 소개하셨는데요.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는 한 측면만의 변화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셨어요.
변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성역할과 같이 전혀 변화하지 않은 것들도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환경에 대한 고민이나 실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작가님의 시선으로 정리한
한국인의 하루 일과가 특히 인상 깊었어요.
 
‘평범한 하루의 일기’
기상
대중교통
이동하며 끊임없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교통체증
냉난방
미세먼지
육식 식당 거리
버려지는 플라스틱 음료 컵
잘려버린 나무
교과서-기후위기 과목 부재
마트-과대포장
배달음식
산책-포장도로, 조명
 
이런 현실 속에서는 배우는 세계와 실제 세계가 결코 조응할 수 없습니다.
탄소 배출량 세계 8위.
기후변화대응지수2020(CCPI)는 총 60개국 중 53위를 차지하는 한국.
작가님의 말처럼 이 사회에서 학교를 졸업한 무수한 사람들에게
가장 최하위의 우선순위는 ‘야생의 자연’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코로나19와 서식지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은 서식지 파괴와 야생동물 접촉이라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생물이 살 수 있는 땅의 절반을 농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일, 야채, 곡식이 23%. 가축, 사료재배가 77%를 차지한다고 해요.
 
무언가를 알아야 잘못된 현실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비롯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환경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규교육이 ‘기성세대가 이룬 업적을 바탕으로 후세대를 가르친다는 사실이 정당화되는 교육’이라면,
환경교육은 ‘문제를 일으킨 기성세대가 그 문제를 다시 가리키는 모순의 교육’이라고 정의해주셨는데요.
환경 교육을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문제를 가르치기에 교사의 권위가 서기 어렵고, 그래서 교육 자체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직접 자신만의 야생학교를 만들어서 우리 스스로가 정한 커리큘럼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인 우리가 야생의 자연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슈를 도출하고 비판하는 일.
지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파괴와 생명의 사라짐을 공부하며 문제제기하는 것.
그리고 그럼으로써 도시인인 우리가 생태적 감수성을 회복하는 일. 바로 야생학교의 설립목적이다.”
- 『김산하의 야생학교』
 
작가님이 인도네시아에서 공부할 당시 ‘자바 긴팔원숭이’를 관찰 연구하셨는데,
아시아의 유인원이라 불리는 자바 긴팔원숭이는
인간의 핵가족과 흡사한 일부일처제 번식체계를 가졌다고 해요.
또 하루 일과 중 먹고 쉬는 데 긴 시간을 할애하며,
제한된 영역 내에서 까다로운 선택적 섭생을 하는 동물입니다.
긴팔원숭이는 한정된 자원을 지혜롭게 사용하며 자연의 섭리와 합치되는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생활방식과는 다르지요.
숲에서는 낭비와 쓰레기가 없다고 하신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원래 우리나라 숲은 엄청 풍부했습니다.
숲의 풍부함은 최상위 포식자로 판별할 수 있는데,
곰, 호랑이, 표범, 늑대, 여우, 삵, 시라소니, 족제비. 이런 동물들이
우리 숲에 다 같이 살았다가 지금은 거의 사라진 상태인데요.
지금의 산은 주인이 떠난 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갈수록 자연의 서식지가 좁아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서식지
자연 서식지는 야생적 다양성의 요람입니다.
야생성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핵심 속성은 자율성(Autonomy)과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라고 해요.
동물은 곧 ‘동물+서식지’를 뜻합니다.
동물 안에 서식지란 의미가 이미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인간의 서식지는 배척적 독점 공간입니다.
 
인간 서식지의 모습
- 국토파괴
- 님비
- 비둘기
- 도토리
- 박제
- 녹지
- 공원: 생태 대신 원예학적, 조경학적인 원리가 지배
(미소서식지-생물 개체 또는 개체군이 필요로 하는-가 부재)
- 살충
- 가로수 : 무자비한 손질의 대상으로 치부
- 그린워싱 : 기업의 위선과 거짓의 녹색 사기
 
인간의 독점적 서식지로 인해
영국 런던의 여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비비원숭이, 인도 뭄바이의 표범, 독일 베를린의 멧돼지 등등…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말합니다.
야생학교를 다닌다는 건 다른 미래 조망하고 꿈꾼다는 것이라고요.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미래, 연결, 변화’
이 세 단어가 우리나라 사람을 잘 나타낸다고 해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걸 당연시 여기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만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걸 당연히 여기는 나라도 잘 없다,
스마트폰 보급률 높은 나라, 학연 지연 혈연 높은 나라도 잘 없다,
그만큼 한국은 연결이 너무너무 중요한 나라다.”
 
미래와 연결과 변화.
이 세 가지는 자연, 생태를 위한 삶에 필요한 단어와도 같습니다. 방향이 조금 다를 뿐이죠.
대학생들의 화석연료 투자 철회 운동, 디베스트DIVEST 운동, 재야생화 프로젝트, 암스테르담의 재생 에너지 등등의
미래의 지구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들을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작가님은 이렇게 강연을 다니는 것도 자신의 야생학교 중 하나라고 하셨는데요.
‘혼자 교장도, 학생도 하고 다만 졸업만 안 하시면 된다’고 말하셨답니다.


 


 


 



 

 
질의응답

Q1.
강연 너무 잘 들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미래를 얘기 하시면서 아이슬란드, 암스테르담 사례를 말해주셨는데
그 국가들은 대부분 선진국이잖아요.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기술과 투자할 수 있는 자원도 있습니다.
기후위기에서 가장 고통 받는 국가들은 제3세계인데,
제3세계 국가들을 위한 방안으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여요.
그런 나라들을 위한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좋은 질문입니다.
저는 디카프리오가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는데요.
디카프리오는 ‘너희들이 여러 가지 부채가 많으니까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건으로
너희 나라의 특정 구역을 보호 구역으로 묶어라’라며 자연과 부채의 교환 프로그램이란 걸 했습니다.
자신들은 자기 땅의 특정 구역을 보호구역으로 묶고, 부채는 탕감하는 겁니다.
 
탄소 거래 제도 중에는 본인이 배출하기 위해 탄소 배출권을 사는 것도 있어요.
우리나라 기업도 많이 하는 건데, 아프리카 나라에 석유난로나 버너를 사주는 사업이 있습니다.
그걸 해주면 국제사회에서 탄소배출권을 산 걸로 대신 쳐줍니다.
아프리카는 성능 안 좋은 버너 쓰기 때문에 이걸 무상으로 주면
오래 쓸 수 있어서 전체적인 목재 사용량 줄어들거든요.
아프리카에서 이만큼 줄인 걸로 자신은 더 배출하는, 이상하고 교묘한 교환제도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난무하고 혼재하는 상황입니다.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되는 곳은 잘 없습니다.
아시아에서 한국이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에서 제일 강국인데 존경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아요.
아시아국제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지 않는 거죠.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문화적으로 영향력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신흥 경제 국가이기도 하지요.
군부나 종교 세력이 세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성장한 나라, 공화국으로서 잘 일어난 나라, 문화적으로도 뛰어난 나라가 한국입니다.
한국이 그런 걸 잘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 배우를 기용해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Q2.
생명다양성 재단의 활동이나 저희가 참여할 수 있는 걸 안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사실 저희도 요즘엔 코로나의 어려움 때문에 여러 프로그램을 돌리는 중입니다.
저희는 이슈들에 대응하면서 요즘 생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아 새로운 교구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최재천과의 대화’, ‘나무 산책’이런 것들을 기획 중입니다.
바를 만들어서 ‘일일 팝업바’를 만든 적도 있고요.
술이야말로 생물다양성이 합쳐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적인 것에서부터 투쟁적인 것 등 다양한 장르 넘나들며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Q3.
다양성 재단에 들어가면 같이 참여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어린이들과 같이 생태감수성을 기르는 교육프로그램들이 기획되어 있고요.
선생님이 책에서 ‘생태감수성’이라는 표현을 많이 언급하고 계신데,
생태감수성이 교육받으면 되는 건지, 타고나는 건지, 이런 고민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생태 감수성은 어떻게 발견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아이들, 우리들조차 알 수 없다면 이 감수성이 교육을 통해서 발견이 가능한 건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A.
사실은 교육할 필요가 없는 거죠.
좋은 환경에 태어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자연이 어느 정도 있기만 하면 됩니다. 좋은 자연환경이 있으면 교육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도심에 둘러싸여 있다면 적극적 교육이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운이 좋았던 이유가, 웬만한 자연에 대해서는 고향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거예요.
‘바이오필리아’는 윌슨 교수님이 제창하는 건데,
인간의 유전자 안에 생물을 좋아하는 유전자가 있어서 좋은 환경에 놓이기만 하면 끄집어내지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문명이 그걸 억제하거나 가리는 행위를 많이 하니까, 이런 데 살면 부모의 역할 중요해질 수밖에 없어요.
 
개미 박물관 와서 개미 모형 보고 부모가 “지지” 하는 걸 봤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아이는 가지고 있던 약간의 감수성마저 훼손돼버립니다.
엄마에게 단 한 가지 능력만 요구한다면 ‘감탄’의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통 아이가 탐구하면 탐구한 걸 얘기하고 싶어 합니다.
아이가 얘기하면 “그러네” 하면서 감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심으로요.
누구나 갖고 태어나는 감수성을 촉발되게끔 하는 창구만 열어주면 되는 거지요.
유전자냐 양육이냐, 라는 게 오래된 논쟁이기도 한데 현대 환경에서는 부모,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봐요.
여성분들 중에서 동물이나 벌레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면 생태 감수성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벌레 싫어한다 하더라도 비명만을 안 질러보는 연습을 한다든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연습을 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Q4.
방금 작가님 얘기 들으니까 떠오른 이야기인데요.
쌀에 쌀벌레가 생겨서 끄집어낸다고 하니까 아이가 굳이 죽일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고요.
아이는 생태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반가운 얘기라 말씀드렸고요.
저는 여기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있는 산성마을에 살아요.
저희 빌라에 보면 처마에 참새들이 집을 많이 짓고 살아요.
항상 참새 소리를 듣고 사는데, 여기서 익숙한 새소리와 서울의 새소리가 다르게 들리더라고요.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으셔서, 자연, 숲이 우거진 데 있는 동물과 도시에 있는 동물의 차이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해요.
 
A. 최근에 많이 연구된 게 뭐가 있냐면,
도시에 사는 새일수록 시끄러워서 자신이 더 큰 소리를 내거나 목소리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종 다양성 자체가 달라지는 겁니다. 참새도 없어지고 있는 종입니다.
서울엔 직박구리가 좀 많은데요, 참새보다 소리가 좀 거칠어요.
그리고 같은 소리라도 숲 안에 있으면 음향학적으로 소리가 좀 달라지기도 합니다.
저는 기술적인 것에 천착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아이 분 쌀벌레 얘기하셨는데, 그런 경우엔 잼 병 같은 거 가져와서 쌀벌레 키워 보라고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5.
저는 제 친구들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 자원 소비를 당연시할 뿐 생태에 대한 감수성이 하나도 없어요.
친구 중 한 명은 생태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그게 정말 그 친구의 잘못인가 생각했습니다.
현실에 치이면서 자연스레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친구들과 생태 감수성에 관해 어떻게 같이 얘기해볼 수 있을까요?
 
A. 그 친구한테 잘못이 없죠. 깨끗하게 인정하는 건 고무적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약간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사실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험 하나만 있다,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돌아서기도 해요.
자기가 심지어 화분 하나 키우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없다는 사실을 가진 사람한테, 그런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한 번 들어보자,
이런 데 한 번 나가보자 라고 제안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어요.
제일 좋은 솔루션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그런 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예요.
경험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없진 않지만요.
좋은 실내 전시회 같은 걸 가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거기에서 완전 재미 삼아 경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본인이 느끼고 있는 대중매체 속의 접점을 찾을 수도 있고요.
<아바타> 같은 생태 영화를 소개해줄 수도 있고요.
아무리 머리를 써 봤자 경험보다 좋은 게 없어요.
연못, 강가에 데리고 가서 백로 한 마리를 보고 오래 관찰하면 저절로 느끼게 돼요.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 할 말 있으면 강가로 가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Q6.
작가님 야생학교 보면 그림도 잘 그리시잖아요.
김한민 작가님과 같이 동화책과 그림책도 내셨는데 지금 같이 협업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지금은 동화책 작업은 안 하지만 캠페인을 협업해서 함께 하는 중이에요.
이전에 ‘이야기와 동물과 시’, ‘쓰레기와 동물과 시’ 라는 것도 했었고, 절멸 캠페인도 했고요.
‘저항들’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온갖 것들에 대한 저항을 다 써 놨어요.
먹방에 대한 저항 등등. 8월 중순에 출시할 건데,
여러분도 저항에 관한 글을 써 주시면 편집을 거쳐 게재할 수도 있어요.
 

Q7.
저 선생님한테 꼭 답을 얻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요.
도시에서 살면서 많은 것들이 불편하긴 하지만 유해 동물, 교란 동물에 대해서 특히 그런 감정을 느낍니다.
저희가 강가도 있고 하천도 공원도 있는데, 그런 곳에 가면 유해 동물, 교란 동물을 많이 붙여 놓더라고요.
어느 날부터 그게 많이 불편하더라고요. 이게 인간 위주의 공존 방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점점 그 단어들이 불편해져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플래카드요. 기초 지자체마다 플래카드 어떻게 붙였나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유해동물이라는 것부터, 비둘기를 사랑하니까 주지 마라라는 것까지.
도시에서 생태감수성 가지고 살면서 마주쳐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요.
선생님이 만약에 플래카드를 쓰셔야 한다면 뭐라고 쓰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A. 일단 저는 플래카드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굳이 써야 한다면,
비둘기한테 주든 말든 알아서 하시라고 써야죠.
유해동물이라는 말은 ‘공존’ 안 하겠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는 거예요.
나쁜 존재라는 말을 대놓고 하는 겁니다. 참새도 유해동물로 지정되어 있고 까치도 마찬가지예요.
유해동물이라고 지정하는 건 자연과 인간의 갈등 사이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갈등이란 건 있게 되어 있어요. 갈등을 인정해야지 유해를 인정하면 안 되는 겁니다.
유해하거나 무해한 것이 아니라, 때론 유해할 수도, 무해할 수도 있는 것이죠.
유해도 무해도 아닐 수 있습니다. 유/무해를 갈등으로 바꿔야 합니다.
비둘기와는 때로 갈등할 수도 있고 갈등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비슷하시죠?
인간에게는 특정 동물을 유해로 지정할 수 있는 자격이나 권리가 없는 거지요.
그 단어는 과학적 단어도 아입니다. 우리가 당연히 벗어나야 하는 단어이죠.
곤충이 유해한 ‘군’이라면, 세상에 거의 대부분이 유해한 존재라는 말고 다르지 않습니다.
분류학적으로도 무의미한 분류입니다. 오히려 비둘기는 피해자다예요.
도시가 더러워져서 비둘기도 자연히 더러워진 거예요.
유해라는 개념을 치밀하게 논리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그저 씌워버린 거지요.
그런 것에 우리가 맞서기도 하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고. 이러면서 사회를 좀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8.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야생동물끼리 생태계를 지탱해나가다가 그 자체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경우도 있는지 궁금해요.
 
A. 동물의 속성이 그 자체로 파괴적인 경우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코끼리는 자기가 매복 당했다고 착각하는 동물입니다.
이런 동물들은 숲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고 언제나  한 레벨에서만 벌어집니다.
그러니 이런 건 건강한 교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대로 통째로 없어지는 경우가 없는 거지요.
인간의 경우는 싹쓸이하지만요.
동물에게는 이러한 싹쓸이 능력이 없다는 것이 인간과의 다른 점입니다.
 
 
Q9.
질문은 아니고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인회 하기 전에 선생님 강의가 너무 좋았고, 기념하고 싶어서 사진을 같이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A.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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