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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2021길위의인문학] 만다라워크숍
작성일자 2021-07-23
 





 
2021.6.12-13 길 위의 인문학
공존 감수성을 일깨우는 만다라 워크숍

6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길 위의 인문학을 시작하며
솔밧(장수희), 패트릭과 함께 ‘만다라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다큐 <자연농>을 만들고, 이 과정을 『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열매하나, 2017)라는 책으로도 엮은 두 감독님은
작년 길 위의 인문학 1·2기 강사로 참여해주셨는데요.
작년 11월, 다큐 상영회 이후로 오랜만에 두 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그간 패트릭에게 생긴 새로운 별명인
‘이끼’에 관한 소개도 들을 수 있었어요!
얼마 전 산책 모임에서 자연물로 별명 짓기를 하며
솔밧은 ‘곰’을, 패트릭을 평소 좋아하던 ‘이끼’를 별명으로 골랐다고 합니다.


 


 


 



 



 
만다라란?
만다라는 산스크리트, 인도 쪽 단어라고 합니다.
동그라미, 원이라는 뜻도 있고 본질, 핵심이라는 뜻도 있대요.
힌두교, 불교에서는 만다라를 종교 예술로 삼고 있는데요,
복잡한 문양을 원의 형태로 채워나가는 형태도 있고
티베트에서는 생 모래로 모양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무늬로 크게 만믄 뒤
한순간 싹 쓸어버린다고 해요.
‘아무것에도 집착하면 안 된다’는 수행적 의미로 활용하는 거죠.
 
패트릭은 평소 예술 작품을 통해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하는데,
그 중 하나인 ‘만다라’ 작업은 2015년도에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지내던 당시, 오사카 지역의 창고를 개조한 갤러리에서 전시회에 동참하게 됐대요.
아주 큰 공간을 작품으로 채워야 했는데, 일본에 잠시 머무르던 차라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전부터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만든다며 재료를 사와서는 전시가 끝나고 버리는 문화를 불편하게 생각해왔던 두 사람은
‘자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는 되도록 자연 파괴하는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말자,
자연적인 재료를 구해보자’라고 생각한 후 부서진 나무나, 떨어진 나뭇잎들을 주워 왔다고 해요.
 
“오사카에서도 전시장 앞에 커다란 나무가 있었어요. 나뭇잎이 계속 떨어지더라고요, 8월 말에.
나뭇잎으로 이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는 색깔 별로 나뭇잎을 분류하면서 2주에 걸쳐 작품을 만들었어요.
그게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어요. 혼자 명상하듯이 하며 패트릭이 너무 좋았대요.
이 경험이 너무 좋은데 나눌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사람들과 만다라 워크숍을 진행하기 시작했어요.” (솔밧)
 
“여는 자리에 같이 하기에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은 게 자연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가르쳐준다는 것이죠.
저희가 만든 다큐에서도 듣고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자연이 이미 답을 갖고 있고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이 워크숍도 그런 일환 중 하나입니다.
농부 분들 뿐만 아니라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긴 하지만 선생님은 자연입니다.” (패트릭)


 


 



 


 
감각 워크숍
시작 전에 준비 운동으로 ‘감각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눈을 감고 순서대로 다른 감각들에 집중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눈을 감고 가장 멀리서부터 들리는 소리에 집중합니다.
들려오는 소리에 어떤 판단도 없이 그저 받아들입니다.
다음으로는 가장 가까이 있는 소리 집중합니다.
다음으로는 촉감, 피부로 느껴지는 것에 집중합니다.
솔밧이 나눠주는 것을 받아, 손바닥 위에 있는 자연물의 촉감을 느껴봅니다.
손 위에 놓인 잎사귀의 냄새를 맡아봅니다.

이제 앞서 집중했던 감각들을 종합해봅니다.
따로 집중했던 감각들을 모았을 때 어떻게 느껴지는지 살펴봅니다.
 



 

 
만다라 워크숍을 시작하며
감각 워크숍이 끝나고 만다라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
패트릭은 마음에 새기면 좋을 약속들을 안내해줬습니다.
 
1. 한 번에 하나씩. 나와 관계맺는 하나의 자연물에 주의 기울이면서 천천히 진행하기.
(가져올 때도 ‘감사합니다. 아름답게 만들고 잘 쓰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마음으로 말합니다.)

2. 모양을 만들어나갈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 자연스럽게 마음 내려놓고 물 흐르듯 진행하기.
(천천히 명상하듯이 느리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3. 같이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이나 계획 내려놓기.
(나를 내세우지 않아야 합니다. 너무 많이 생각하거나 계획, 판단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이 되도록 합니다.)
 
 
 



 
만다라로 맺는 관계들
- 첫 번째로 만드는 관계 : 나 자신과 자연물
한 손에 자연물 하나씩. 고마움을 표하면서 하나씩 내려놓기.
많은 잎사귀들 중에 내 눈에 들어오고 이어지고 싶은 것을 가져와서 자리에 놓는다.
친구가 된 이 자연물은 내가 끌리는 곳에 놓아준다.
- 두 번째 관계 : 자연물과 자연물
- 세 번째 관계 : 나와 (만다라를 함께 만드는) 다른 사람들
 
 
 



 


 


 



 
 

감상 나누기
 
▶1차 (6/12_토요일)
부엉이 : 서프라이즈. 아름답다. 아름다움에 동참한 것 같아서.
처음 시작할 때랑 자연물이 점점 사라지면서 만들어가는 걸 동참할 때 감정이 달랐던 것 같다.
처음엔 생각하지 말라는 조언에도 생각하게 됐지만, 뒤에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느낌이 들어서 편안하고 좋았다.
 
앨리스 : 처음에 가져온 재료들 봤을 때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는데,
같은 재료라도 모인 사람과 시간에 따라 확률적으로 엄청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나 놓은 걸 통해 다른 작용이 일어나는 게 신기했다.
처음 시작할 때, 어떤 걸 제일 먼저 놓을까 고민했다.
처음엔 눈에 띄는 큰 거, 예쁜 잎들을 주로 놓다가 자연물이 점점 없어지면서 서서히 작은 것에도 눈길이 갔다.
처음부터 왜 작은 것보다 큰 것에 눈이 갔을까.
살면서도 더 눈에 띄는 것, 좋은 것들에 먼저 시선이 갔던 것 같다.
‘나 좀 봐 달라’고 하는 조그마한 것들이 있었다는 걸 생각했고. 이거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까치 : 엄청 아름다운데 끝엔 힘들었다.
108배나 절을 많이 해보지 않았는데, 만다라 만드는 사람들이 이걸 수행처럼 하는 게 맞겠구나.
더 큰 걸 만들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했다.
땀도 나고 힘들고. 이걸 놓을 때 자연물들과의 관계를 잇고 붙이려고 노력하는 이런 내 마음은 뭘까 하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 자연물을 가져오면 세로로 길게 놓는데 그 중에 가로로 놓는 분들도 계셨다.
그게 일상 속의 일이라면 화가 날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여기서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너 마음대로 해’, 이 길을 열어뒀다고 해야 하나.
‘괜찮아, 아무렇게나 해도. 아 그래, 이제 난 마음대로 해도 돼’ 라는 메시지 같아서 자유로운 느낌을 받았다.
 
수페 : 나도 힘들었다. 만다라 시작 전에 하나씩만 가져오라고 하셔서 나는 하나씩 가져가는데
누구 보니까 여러 개 가져와서 화도 났다.
여러 개 들고 가서 앉아서 한 번에 하니까 ‘왜 약속을 안 지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서 뿌리고 싶었다. 그 마음을 억누르면서 했다.
아까 누군가 가로로 놓았다고 했는데 난 그게 너무 좋았다. 정말 마음 가는 대로 놓는 걸 보니 좋더라.
가로로 놓인 자연물이 만다라를 한 번씩 정리를 해 주는 느낌이었다.
일상에 바쁜 우리들이 정신없이 가는데 가로로 끊어주니까,
잠시 멈추고 다시 가라는 느낌 같아서 가로로 놓는 사람들이 반가웠다.
직진만 하는 게 아니라 멈추는 시간도 필요하니까.
나는 순간적으로 물고기를 만들고 싶었다. 잠시 갔다 온 사이에 누군가가 물고기 입을 만들어 놨다.
의도한 게 아니었는데. 물고기를 만들려고 했는데 누가 입을 만들어놔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입이 필요 없는데 왜 입을 만들어놨지?
그쪽에서 봤을 땐 불쾌했는데 여기서 보니까 너무 예쁜 거다.
일상에서도 똑같은 상황이지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 같다.
처음엔 솔직히 너무 복잡하다는 생각을 했다.
여백이 없고 꽉꽉 채워져 있어서, 너무 채우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같단 생각도 들어서
보기엔 아름다웠지만 그런 마음도 들었다.
마냥 예쁘고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다른 마음들 올라오는 거 정리시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지훈: 나는 만다라 만드는 것보다 초반에 감각 워크숍이 더 좋았다.
대충 이렇게 만들겠구나 상상이 되니까. 기대되기도 했고. 기대 만큼인 것 같다.
발바닥이 살살 아파오면서 고통스럽더라.
다음에 2강이 하나 더 있는데 그때도 이렇게 하나? 싶기도 하고.
만다라의 전체 느낌이 내 마음속에 그것까지 무로 돌아가는 건데,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끝을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양산에서 넘어왔는데 다음 주도 기대가 되면서도 2강도 이렇게 진행 되는 건가 싶다.
일단 이 자체로는 너무 아름답고 좋다.
 
윤정 : 나는 하면서 계속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더 자세히 보게 된다면 선생님 말씀처럼 빛깔, 모양이 너무 아름답고 예뻤지만 다시 한 번 더 보게 되는.
자연물을 아무 의미 없이 ‘아 예쁘다’ 하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동글이 : 나는 학교에서 만다라 같은 걸 좀 해봤다. 종이 같은 걸로.
오늘 와서는 팀을 지어서 하겠지 생각했는데 전체를 한 팀으로 해서 같이 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했다.
서서히 놓으면서 진짜 다른 느낌이었다. 색깔이 다양하게 놓아지는 걸 보니 우리 세상사가 그런 게 아니겠나.
내가 여기 놓는다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런 생각이 막연하게 들면서 편안했다.
왔다 갔다 하면서 아무거나 놓으면 알아서 되겠지 싶어서. 다음에 아이들이랑 할 때는 조금 더 입체적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OO: 처음 정돈됐을 때 예뻤다. 갖다 놓으면서 기존 꺼가 흩어진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는데 해놓고 다시 보니까
지구에 있는 우리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말고 다른 것들도 빡빡하게 있고, 이것들이 다 뒤섞여서 살고 있는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정돈되어진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구나 싶었다.
사진으로라도 찍어서 걸어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 기억들을 놓치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다.
물건이든 마음이든 쌓아놓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보다가 누워서 보니, 평면적으로 보였는데 입체 3D가 되는 거다.
평면적인 대상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거 할 때 인상 깊었다.
사실 수페님 얘기할 때 손잡고 싶었다. 힘든 순간이 다 저랑 연결돼 있어서.
여러 개 가져온 것도 그렇고 물고기 입 만든 것도 나인 거다.
처음에는 사실 하나씩 느끼면서 감사해하면서 왔는데 어느 순간 힘들어하는 게 보이는 거다.
나도 모르게 이걸 조금 빨리 해야겠다는 마음도 있었고,
따로 떨어져 있는 하나씩 사물이 아니라 조그만 친구들은 연결돼 있어서, 같이 옮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같이 있게 해 준단 마음으로 했다.
물고기인 줄 모르고, 큰 잎 옆에 작은 애 놓고 엄청 뿌듯해 했다. 감탄의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오늘 여러 일이 있어서 급하게 텃밭 내려가서 꺾어 왔다. 그때 마음이 하나하나가 너무 예쁜 거다.
내가 먹으려고 심은 애들도 그렇지만 보다 보니 다 다르게 생겼더라.
너무 예쁜데 시간은 없고. 시간만 있으면 더 많은 친구들 데려오고 싶었는데.
만다라 하다가 중간쯤 됐는데 너무 복잡해 보였다.
우린 이렇게 촘촘하게 서로 연결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구나 생각했다.
순간순간 삐죽삐죽 튀어나온 친구들 있더라. 나는 자꾸 그 옆으로 가게 되더라.
마지막은 나도 모르게 원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마지막에 뾰족 튀어나온 게 눈에 걸리더라.
그런데 끝나고 보니까 유별난 게 아니라 서로 다르게 생겼지만 이걸 점점 확장시킨다는 느낌이 들어 감탄했다.
만다라 하면서 나도 모르게 계획을 한 번 한 적 있는데,
앙상한 나뭇가지에 잎을 붙이니까 너무 좋아서 다른 친구 데려 와야지, 했다.
그런데 그 잠깐의 순간 꽃까지 붙어져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오늘 정말 여러 가지 뜻깊은 시간이었다.
 
명희 : 저는 한 개 한 개 잎 가져올 때 보면 아는 친구도 있고 아닌 친구도. 오늘은 좋은 인연으로 만났네.
여기서도 좋은 관계 맺으라고 하면서 놓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내가 공간을 채워가는 거,
거기에 집착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됐고요.
홀로 있는 나무나 꽃을 보면 옆에 친구를 만들어주고 있는 거예요.
외롭게 있는 나뭇가지 보면 잎도 올려주고. 평상시 나의 조급한 마음을,
여기서 천천히 움직이면서 차분히 가라앉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원더풀!
 
현정 : 패트릭이 하나씩 가져와서 놓자고 했을 때. 처음에 큰 걸 잡았다.
하나씩 놓을 때마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빨리 되는 것 같고.
나중에는 쑥이라든지 목화씨라든지 나뭇잎 하나. 잔잔한 게 남는 거다.
평소 살아갈 때 큰 것들에 의미를 부여.
작은 것도 마지막에 많이 놓았는데 저도 공간을 자꾸 메우려고 공간을 비집고 놓았던 건 아마도 비슷한 생각.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마을에서 생태모임하고 하듯이.
맨발동무에 내려오니까 비슷한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다라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고, 마음이 많이 급하구나 라는 생각. 놓을 때마다 연결성을 보라고 하셨는데, 하나 가져와서 놓으니 조급.
앉을 때마다 무릎이 삐걱거리는 느낌.
마지막에 작게 삐죽삐죽 나온 것들, 그게 더 미의 완성처럼 보여서 좋았고요.
제가 갖다놓고 가면 제 뒷자리나 옆자리를 굉장히 소중하게 의미 있게 놓아주고 가셔서 예쁜 만다라가 된 것 같아요, 좋았습니다.
 
푸하하 : 나는 자연물 가져오라고 했을 때 개개인이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너무 좋은 건 내가 봐서 너무 좋았던 애들 갖다 놨는데.
다 같이 하긴 하는데 내가 예뻐한 애들을 다른 애들이 예뻐하면서 데리고 가는 게 좋았어요.
나의 눈에 보였던, 마음으로 좋았던 게 이 사람도 그걸 같이 느끼고 만다라로 만들어가는 모습이 좋았고요.
만다라 하면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관계들을 연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호박꽃이 다른 야생풀들을 만날 일이 없잖아요.
무화과가 메타세콰이어 만날 일이 없고.
각자 영역에서만 만나고 같이 있던 것들이 다른 곳에 있는 것들과 만났을 때 매우 아름답다.
우리 관계도 사실 그렇지 않을까. 가로로 놓으셨는데,
‘아 그렇지, 너무 멋지다.’ 저렇게 가로로 놓을 수도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아 그렇지, 하면서. 항상 경직돼 있던 생각들의 전환이 누군가를 통해 보여지거나 느껴지면 저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감사했습니다.
저는 나뭇가지 가져왔는데 큰 거 떨어졌길래. 와 보니 잔잔한 것들 예쁜 것들 가져오셔서 민폐겠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너무 잘 꾸며주시는 거예요 조화롭게.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한 개씩 담았을 때 모르는 애들이 많은 거예요 이름도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도.
이런 친구도 있었구나, 반갑다, 이름이라도 알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사진을 찍었는데 제가 원하는 만큼의 모습이 안 나오는 거예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현영 : 아무생각 하지 말고 놓으라고 해서 정말 아무 생각 하지 않고 놓으려고 했고,
그래서 지금 머리가 멍한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하나씩 놓으면서 여기가 니 자리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놓을 자리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해보니 모르겠더라.
두 번째는 알았는데 다시 오니까 어디 놨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고.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너는 여기가 니 자리였어,
그런 마음을 가지면서 했다.
다른 분이 많이 가져와서 하시길래 ‘아, 작은 거는 해도 되나보다’ 생각하고
작은 것들 어울려 있으면 더 예쁠 것 같아서 그렇게 놓았던 것 같다.
향기가 많이 나는 것 같다. 눈이 피곤했는데 눈도 피로가 풀리는 것 같고 향기 때문에 자연에 온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자연물과 같이 이렇게 어우러지는 게 예쁜 것처럼
우리의 삶도 개성 있는 사람들이 만나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패트릭 :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랑 비슷하다고.
생물의 다양성. 다양성이라고 하면 잘 와 닿지 않고 이해하기 힘든데.
멀리서 보면 복잡해 보이고 여러 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하나하나가 개성이 있다.
이것의 마지막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어요.
각자 가지고 오신 걸 챙겨 가셔도 되고 아니면 우리가 한꺼번에 모아서 밭에서 거름으로 줄 수도 있고.
야외에 하면 그대로 두고 와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날아가고.
공원에서 예쁜 만다라를 조그맣게 만들어 놓고 그걸 누군가에게 주는 선물인 거예요.
누군가가 그 모양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선물을 받아서 우리 마음을 더해서 누군지 모를 사람들에게 선물을 준다는 것.
좋은 기운, 선한 의지, 마음이 꽃을 보고 좋아했던 마음을 놓아두고 가는 거니까.
자연의 색이 들여다보면 너무 신기해요.
물기를 머금은 초록색이 너무 예쁜 거예요.
계절마다 다 예쁜 것 같아요. 계절마다 색이 있고. 내가 바쁘면 하나도 못 보고 휙휙 지나갈 수밖에 없는데.
 


▶2차 (6/13_일요일)
주영 : 만져보고 흔들어보고, 얘는 부드럽네, 얘는 오돌토돌하네.
나뭇잎들도 모양이 가지각색이고 잎맥도 다르고. 색깔이 정말 다양하다, 다채롭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어떻게 놔둬도 점점 모양이 만들어지고 있고,
시간이 경과되고 완성되면서 예쁘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게 재밌더라.
다들 같은 마음이구나 생각했다. 점점 확장되고 풍성해지는 경험이었다.
 
수휘 : 감각 워크숍 할 때 후각이 나한테 강했다.
만다라 시작 전 주의사항으로 말하신 게 머릿속으로 계획, 판단하지 말라는 거였는데,
처음엔 어려웠다가 점점 집중하다 보니 몰입할 수 있었던 게 좋았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뭔가 된다는 게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었다.
 
순주 : 옥상에서 감각 워크숍 할 때 바람이 귀 뒤로 스쳐가는 느낌이 ‘나,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다양한 방법 중 한 가지였다.
여기가 내 줄이다. 나의 플랜. 여기에 내가 9개의 자연물을 놓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여기에 뭘 꽂아두거나 놓아주니까 고맙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존이라는 건 이건가? 하는 느낌.
나의 줄이었는데 모두의 줄이 된 느낌이 들었고.
내가 주워 온 돌멩이가 혼자 굴러다니는 외로운 돌멩이었는데 저기에 놓으면서 친구를 만들어준 것 같아서 뿌듯했다.
외로운 아이를 구해 준 느낌. 전체를 보니까 나는 외로움을 탈출하고 싶은가, 함께 살고 싶은 게 마음에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희 : 나는 저기에 종류별로 모여 있었을 때 질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가져올 때는 별로 판단하지 않고 눈에 띄는 거 집어서 보이는 곳에 놓았는데 여기서 바라보니까 굉장히 무질서하게 보인다.
그럼에도 얘들이 함께 있다는 마음이 들고, 사람이 대단하구나.
저렇게 많았던 걸 여러 사람의 움직임으로, 함께 하면서 뭔가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황홀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질서 속에 있을 땐 하나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만다라로 만들어진 건 굉장히 무질서한데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향신 : 만다라 산책한다고 아침부터 산책길에서 모으고 관찰하고 줍고 해서 많이 갖고 왔다.
제일 먼저 와서 여기다 세팅해 놨다. 뭘 갖고 오라고 한 것 같은데 제대로 가져온 지도 모르겠고. 
하나씩 주울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모아놓으니 작품이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걸 위해서 오늘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앨리스 : 어제 처음 만다라 워크숍을 했는데,
할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좋다는 말씀 듣고 오늘은 어떨까 그 생각하며 했는데. 진짜 어제랑 다른 것 같다.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이 공간과 시간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말없이 하는데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서 나도 행동하게 되고. 어제도 그 분위기에 따라서 행동하게 되고.
그 차이가 몸으로 느껴지는 워크숍이었다.
이쪽에서 보면 정말 무질서하게 보인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하나 보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이고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어제 우리가 만들고 나서 그대로 놓고 아침에 왔다.
제일 먼저 보는 사람의 느낌은 어떨까.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분, 아침에 같이 청소해주시는 어르신이 계신다.
예상 반응은 ‘우와 예쁘다’ 이렇게 할 줄 알았는데. “아 누가 이렇게 해 놨노. 쓰레기봉투 가져올까” 이러시더라.
우리가 하나하나 보고 의미를 부여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다르게 다가가는 구나.
무질서하게 보이는데 위에서 바라보면 조화롭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처럼.
지구 sf 영화 보면 옆으로 보면 무질서한 것 같은데 위에서 보면 지구가 질서 있게 보이지 않나, 그런 느낌이다.
여기 어디쯤에 내가 있겠지 싶다.
 
데이지 : 어제 한 걸 아침에 봤다. ‘우와, 예쁘다’ 그런 마음이 들었고. 그걸 나보고 치우라는 거다.
나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제 왔던 사람들이 마음을 내서 만들었는데 이걸 내 손으로 정리해도 되는 건가?
그런 것에 마음이 쓰였다. 그걸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하면서도 누군가 이게 쌓여 있는 걸 보게 되면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은 거다.
그들은 마음을 내서 했는데, 버려진 걸 보면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아서, 내 나름대로 안 보이는 곳에 잘 보내줬다.
나와 사람들이 마음을 내서 완성한 결과물이다.
드는 느낌은, 별이 수명을 다 하면 폭발하지 않나.
그걸 보는 것 같았다. 별이 펑 터진 모습. 나는 그런 사진을 좋아한다.
이 모습이 마음이 들고, 좋고. 그런데 또 한 편으로는 치워야 하니까,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그렇다.
 
 



 
솔밧 : 야외에서 워크숍 하면 그대로 두고 간다. 실내 공간에서는 보통 끝나고 우리가 직접 해체한다.
만다라가 티베트나 힌두교의 종교 예술로도 진행되는데,
수년에 걸쳐서 엄청 정교한 무늬를 만든 다음에 모든 것은 무상하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공 들인 걸 한순간에 싹 쓸어버린다.
맨 처음에 패트릭이 만다라 작업 했을 땐 끝까지 못 해서,
마지막 정리 작업은 단체 전시의 다른 친구들한테 부탁했었다.
잎사귀들 모아서 원래 가져왔던 나무 밑에 모아 달라고.
그 친구들이 우리의 부탁을 듣지 않고, 잎사귀들을 바다에 날려 보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잎사귀들을 바다에 보내는 걸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줬다. 그렇게 뜻밖의 엔딩을 맞은 만다라도 있었다.
 
은정 : 나는 사실 팀별로 하는 줄 알았다.
자기가 처음 가져오고 싶은 걸 가져왔을 때, 느낌으로 옮겼는데
예쁘지 않은 잎도 있는데 그 잎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여서 신기한 느낌이었다.
저 위에 있을 때랑 만다라로 이 위에 놓였을 때 느낌이 달라 신기했다.
다들 자기 느낌대로 한 건데 조화롭다는 게 신기하다.
뭔지 모르지만 오묘한 힘이 있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나는 돌 조그마한 걸 우도 갔을 때 예뻐서 가져왔다.
 
유진 : 아침에 텃밭에서 점심 훌쩍 지날 때까지 일하다가, 시간을 보니까 5시 반을 넘은 거다, 그래서 급하게 뛰어왔다.
처음에 놓여 진 재료를 봤을 때 큰 나뭇잎 있고 그래서 예쁘게 될까 걱정 되더라.
저 잎을 처음부터 놓으면 안 예쁠 텐데 그런 생각도 들고.
내가 놓는 걸 보니 다른 사람들의 빈 공간을 메우려는, 연결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다.
무질서 속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져서 내 걱정이 기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료 하나하나가 다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다양할수록 더 아름답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엄나무 : 나는 밭일 하면서 최근 풀들을 자주 보는데, 풀 중에서도 귀한 풀들이 많다.
그 풀들을 알리고자 주변 사람들한테 알려준다. 풀에 좀 집중하라고 꼬시곤 하는데.
내가 꼬시는 방법보다는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아름답게, 하나를 오롯이 집중해서 보고 옮기고 놔두면 이게 더 좋겠구나 생각했다.
늘 계획하고 계산하면서 하는 걸 떨쳐버릴 수 없어서,
끝나고 나면 이거 나 다 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
이 바로 밑에 우리 마을 공동텃밭이 있는데 거기 퇴비함이 있다.
이 많은 분들이 다양한 잎들로 퇴비함에 가져가면 우리 밭이 좋은 기운을 받지 않을까.
또 다른 연결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두근두근하고.
이거 내가 못 가져가면 어쩌지. 그런 생각으로도 두근두근하고.
내 목적은 내가 이 자연물들을 가져가는 거다. 너무 즐거웠다.
 
지현 : 여기서 하나씩 보면서 오는데 얘는 어디서 온 걸까. 이런 게 있는 동네는 어떤 동네지?
그런 것들이 궁금해지고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내가 가져온 게 인기가 없으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도 했다.
결국에는 다 제 자리로 간 것 같고, 아름다운 것 같다.
처음 왔을 때 돌 위에 노란 색 열매가 놓여 져 있는데.
그 전에 만다라 사진을 봐서 이렇게 만들어 지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저 모습을 보는데 너무 예쁘고, 이렇게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재밌었다.
 
단술 : 다들 의미를 부여하시고 아름다운 생각을 많이 하셨다,라는 생각을 했고,
내 원래 모습이 참 안 바뀌구나 싶었다.
맨 처음에는 마음을 가다듬고 한 개씩 했는데, 나중엔 한꺼번에 빨리 해치우고 싶고, 이게 내 습성인가보다. 참 안 바뀐다.
이런 생각을 했다.
오늘 올 때 씨앗이랑 잎을 준비해 와야 한다고 해서 두 코스 전에 버스에서 내려서 솔방울이랑 많이 챙겨왔다.
꺼내놓으려 하니까 흙이 너무 많이 묻은 거다.
얘들은 너무 깨끗하고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데.
뭐든 할 때 좀 미리 준비해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내 인연이 닿아서 내 손에 있는 것들은 나도 집에 가서 잘 털어서 이렇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엎드려서 보니까 너무 신비하더라.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앨리스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별 의미가 없다고 한 말 들으니까,
나 혼자 그냥 한 번 해봐야지 생각했다.
 
파도 : 나는 아침부터 밖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만다라 워크숍까지 하고 나니 풀내음과 싱그러움 속에 하루 종일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친구들을 만지고 놓아야 하는데 내가 만지지 않았던 다른 곳에서 살다 온 친구들이지 않나.
감각을 불러일으킬 때 나는 촉감이 되게 좋았다.
만지면서 느끼려고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잘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친해지고 연결되는 데 포커스를 뒀고.
다 놓고 생각하니까 이 모든 친구들이 나랑 같은 비를 맞았을 테고 나랑 같은 햇볕 아래 있었을 테고, 바람도 같이 맞았을 텐데,
생소한 친구들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연결되어 있었던 아이들을 눈으로 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연결된 걸 함축해서 여기서 눈으로 보고 있는 느낌.
아까 우주 이야기했는데, 위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느낌?
내가 이걸 보고 있는 게 맞나. 내가 신인가? 그런 이상한 생각을 들게 만드는.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패트릭 : 사람들의 각기 조금씩 다르고 비슷한 생각들이 만다라의 일부인 것 같다.
우리가 이걸 가져오고 만들었기 때문에 특별한 관계가 만들어진 것.
 
솔밧 : 패트릭이 하는 또 다른 작업은 도시에 관해 글을 쓰고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인데,
예전에 도시가 만들어졌던 방식.
멀리서 보면 혼돈이고 무질서이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 내려다 놓은 의미들을 찾을 수가 있고, 놀라운 것 같다.
어제는 우리가 너무 진지하고 엄숙하게 이야기했던 것 같다.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빨리 됐다.
어제는 수행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좀 놀이같이 가뿐하게 된 것 같아서 어제 분들에게 괜히 좀 미안해진다.
어제는 어제대로, 오늘은 오늘대로 좋은 것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뭐가 더 덧붙여지고.
내가 더 좋은 말과 생각을 퍼뜨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만다라 워크숍을 오랜만에 했다.
떨어진 꽃잎이 많으면 만들어보고 갈까? 하면서 점심 소풍 때 자주 한다.
도쿄 신주쿠 공원에 갔을 때 구석진 곳에 만다라를 예쁘게 만들어놓고 왔다.
누군가 이걸 찾으면 선물 받은 느낌이지 않을까?
우리도 만드는 동안 즐거웠는데, 발견한 분도 즐겁지 않을까.
우리도 한동안 그 즐거움의 감각을 잊고 지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이제는 좀 여유를 되찾고 가는 곳마다 조그마하게 만들어놓고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오신 분들도 만다라 게릴라 클럽 같은 걸 해보시면 좋겠다. 공원 같은 데 놓으면 바람에 그냥 날아가고 하니까.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YB8PsYyPa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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