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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2021길위의인문학] 그림책콘서트
작성일자 2021-11-06
 
 


올해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의 마지막 열린 강좌 중 하나인 그림책 콘서트.


 

길 위의 인문학 참여자들 외에도

마을 주민들과, 도서관 이용자들과

공존의 생태감수성을 함께 발견하는 시간으로 마련된 그림책 콘서트 입니다.


 

10월16일에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생명을 꿈꾸다!' 라는 주제로 마을에 축제가 열렸는데요,

길 위의 인문학도 함께 참여하여

공존을 이야기하는 책 전시를 마을 사람들과 나누고

동네가수 이내와 공존을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10월 24일에는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이용자들과 함께 그림책콘서트를 즐겼어요.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관계’ 였는데요.
관계를 다루고 있는 그림책 세 권을 빛그림으로 함께 보고
이내님이 떠오르는 자신의 노래를 즉흥적으로 부르고 대화하는,
책과 음악과 대화가 어우러진 풍성한 자리였습니다.


그림책만 읽을 때보다, 노래만 들을 때보다 감상의 폭도 나누는 이야기도 더 다채로워지는구나 싶었답니다.
 

이내님과 한 팀을 이루어 그림책 콘서트 진행과 그림책 읽기를 맡았던 앨리스는
밖에서 할 때와 달리 맨발동무도서관에서 하니

그림책 고르는 게 더 쉽지 않았다며 고충을 들려주었습니다.


 

고심 끝에 고른 그림책 세 권은 『만타와 물고기』, 『웅고와 분홍돌고래』, 『적당한 거리』입니다.

첫 번째 그림책인 『만타와 물고기』를 읽고
이내님이 고른 음악은 <안녕>이라는 곡이었어요.

“오늘의 주제는 관계인데요. 우리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려주면 좋겠다 해서

무겁지만 『만타와 물고기』 이야기로 시작해봤습니다.”


“이 책을 골라줘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계라고 하면 좋고 아름다운 걸 생각하지만 모든 관계는 끝을 포함하고 있잖아요.

짧은 그림책인데, 갈매기 지나간 뒤에 손에 뼈다귀가 보이는데 충격적인 거예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그림책을 온전히 집중해서 들으며 떠오르는 노래인 <안녕>을 오랜만에 불러봤어요.”


“이내님 노래처럼 안녕을 잘 고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노래 속에서 또 위안을 주는 것 같아요.”


“뭐라도 위안을 찾아야 되니까. 노래도 부르고 책도 읽고 모이고. 그러는 거 아닐까요.”



 


 

다음으로 이내님은 <친구에게>라는 노래도 불러주셨는데요.

미리 짠 것도 아닌데, 신기하게도 이다음 읽을 그림책은 친구와 관련한 그림책인 『웅고와 분홍돌고래』였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은 뒤 <위로의 맛>이라는 노래를 불러주셨어요.
“이번 노래는 책방에 입고하면서 알게 된 책방 주인분이 써놓은 가사로 만든 노래예요.

제 얘기만 쓰는 게 지겨워질 무렵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노래를 만들어 부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림책 좋네요. 귀엽고 뭔가 신나고.

보통 이렇게 무언가를 기다리고 이뤄내고 성과를 내고 이런 걸 아름답게 보는데

요즘 들어 그게 정말 아름다운 일일까 이걸 느끼게 할 만큼 기후위기라는 문제들을 보면

‘내가 지금까지 제대로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엔 끝까지 기다려서 돌고래 보겠다는 게 인간적인 거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은 ‘그게 과연 지구적인 과점에서 옳은 건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거예요.


돌고래를 보는 것을 이뤄낸 게 아니라 서로가 함께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있지만, 기후 우울증이란 말도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제가 되게 인본주의자였거든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워.’ 그렇게 생각하고 감동했는데
그 생각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그게 아닌 거 아닌가?’ 생각했어요.


제가 최근에 다큐멘터리를 하나 보게 됐는데,
부산 일광에 일본에서 만든 탄광이 있었던 거 아세요?
일본 탄광에도 한국 사람을 많이 데려갔다고 해요.
그 탄광을 80년대에 다 막았대요. 그런데 이후에 빨간 물이 흘러나와서 동네 바위를 물들였다고….


사람이 원래 소중해서 의미 있는 게 아니라
작은 목소리나 작은 것들을 의미 있게 볼 때
사람다운 자부심, 아름다움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이어서 이내님이 부른 노래는

밀양 송전탑 운동하시던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만든 <얼굴의 땅>이라는 노래였습니다.

“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탈핵 운동 하고 계시잖아요.
할머니들 생각하면서 노래 하나 만들고 싶다 생각해서 만든 곡입니다.”



 

세 번째 그림책은 전소영의 『적당한 거리』입니다.

빛그림을 본 이내님은 “처음 보는 책이 아닌데 또 새롭게 다가왔다”고 감상을 들려주었습니다.

역시 책이란 여러 번 읽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고요.

 

“저는 오랜만에 이 책을 읽었어요.

제가 식물을 키우는 건 아닌데, 이사하며 선물 받은 식물이 있어요.

물을 많이 안 줘도 되는 식물. 제가 사람 관계에서도 그렇고 무심하거든요.

몇 주 전에 엄마가 집에서 화분을 몇 개 들고 오셨는데 물을 매일 안 주면 죽는 거예요.

이 적당한 거리감이라는 게 어떤 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이에요.

내가 주고 싶은 만큼 주는 것도 아니고 얘가 필요한 만큼 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제일 마지막에 나온 것처럼 저에게 와서 죽어간 식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앨리스)

 

“오늘은 다시 보면서 ‘적당하다’는 말이 눈에 들어왔어요.

사실 좀 애매한 말인데. 예전에 읽을 땐 ‘적당한 거 좋지’ 하면서 적당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오늘 보면서 꽂히는 부분은 매일 살피는 것이었어요.

저희 엄마도 ‘매일 살피기만 하면 된다’고 하셨거든요.

“매일 마주치고 생김새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매일 보면서 그 거리감을 찾아야 한다는 거?

적당하다는 말은 고정된 게 아니라 변하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이내)



 

세 권의 그림책과 이내님의 노래를 함께 듣다 보니 금세 1시간이 흘렀습니다.
예전에 읽은 적 있는 그림책도 새롭게 보이는 시간이었고,
예전에 들은 적 있던 이내님 노래도 다시 들리는 시간이었어요.
각각 따로 보고 들어도 좋지만 함께 엮어서 보고 들으니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훨씬 풍성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올해 이게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일 들 만큼 너무 좋았어요.

같이 보고 같은 걸 반복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내)

 

“정해진 레파토리도 있고, 새로운 책도 있는데 이내님 노래는 너무 다 잘 어울리는 거예요.

저도 늘 새롭고 좋았던 것 같아요.

아까 그 밀양 할머니들을 떠올리며 만드셨다는 <얼굴의 땅>을 들으면서 어떤 책에 어울릴까 생각하기도 하고.

빛그림을 더 많이 찍어놔야겠다 생각했어요.” (앨리스)

 

“그림책이라는 장르가 너무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도서관이라는 공공의 영역에서 좋은 걸 계속 봐주는 거? 저도 그림책 안 보는 사람으로서 너무 고마운 것 같아요.”  (이내)

 

 

이어서 이내님이 영도를 걸으며 만든 노래라는 <걷는 섬><지금 여기>를 들으며 마무리했습니다.

<지금 여기>는 노래 가사인

“지금, 여기, 사람, 사랑”을 수화로 배워서 율동을 함께해보기도 했는데요, 무척 좋았답니다!

이내님 역시 율동 보는 게 너무 좋아서 노래마다 율동을 만들어서 다녀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하셨어요.

 

앵콜 곡으로는 이 가을과 잘 어울리는 <감나무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오늘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길 위의 인문학 그림책 콘서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익숙한 얼굴들, 익숙한 그림책이었지만 좋은 것은 볼 때마다 새롭다는 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내년에도 계속되면 좋겠는, 그림책 콘서트!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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