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맨사에서 함께 나눈 책

무스키 (전수경 장편동화 / 창비)

모기 알레르기가 있는 나수호가 아카 행성에서 온 특별한 모기 무스키와 교감하며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엄마 아빠의 이혼,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 신종 모기 바이러스의 유행, 6학년 축구부 형들의 협박,

그 가운데 수호는 무스키를 만났다.

혼자 힘으로 이겨내기 어려운 문제를 무스키의 도움으로 해결하기도 하고,

무스키를 돕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도 한다.

모기라면 질색하던 수호가 점점 달라지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모든 생명체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수호는

전보다 더 섬세한 감수성으로 세상과 주변을 살피게 된다.

목적 없는 운동이라서 싫어했던 산책이 조금 더 좋아지는가 하면,

그간 사귀었던 여자 친구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깨닫고 반성도 한다.

작은 틈으로 탈출하는 모기떼를 보며 수호가 느꼈듯이 나 또한 수호를 보며 '작은 것이 위대하다'는 생각을 했다.

수호의 변화가 극적이지 않아서 공감이 되었고,

그 변화가 모기 한 마리와의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도 왠지 근사하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미물이자 해충일 뿐이지만, 한 마리 모기로 인해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무스키는 떠나고 없지만 무스키와의 추억은 오래오래 수호에게 남아

어떤 식으로든 수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쩌면 한 권의 책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