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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길위의인문학] 1·2기(2)
작성일자 2020-08-14




길 위의 인문학 전환, 지속가능한 삶으로 가는 길!
[나누다] 2기 두 번째 모임 - "포스트 코로나, 소박하고 생태적인 삶"
강사 : 이정호(부산 온배움터 활동가, 대안학교 교사)
2020.8.5[수] 14:00~16:00


 



 

8월 5일 수요일 오후 2시,
길 위의 인문학 [나누다] 2기 프로그램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강사님께서 직접 기르신 박하밀로 지은 밥을 챙겨오셨어요.
모모의 정원에서 청년들이 직접 수확한 박하로
박하차를 진하게 우려 마시면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함께 나눈 책은 『밥 짓는 일부터 시작합니다』(샨티, 2020)입니다.
이 책을 쓰신 정청라님은 『할머니 탐구생활』이라는 이전 저서로도 독자들에게 친숙할 거예요.
강사님과도 십 수 년 전 인연이 닿은 후 지금까지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귀농 14년차 작가가 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시골살이를 담은 책으로,

스스로를 부엌번데기라고 부르는 작가님의 손맛이 담긴 맛있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귀농 첫 해에 작가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뭐 먹고 살아?"였다고 해요.

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아무리 해 줘도 불안한 눈빛으로 되돌아온 질문,
"도대체 뭘 먹고 살려구 그래?"
그러던 어느 날, 밤마다 밀려드는 허기를 마주한 작가는
그것이 자신의 변화된 삶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관계된 것임을 알아차린다.
"뭐 먹고 살아?"라는 우려 섞인 질문은 주변인들 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고민이기도 했던 거예요.


 

"허기를 잘 다루는 것은 일상을 잘 영위하는 것과 아주 깊이 통하므로,
잘 산다는 건 허기를 (포만감과는 다른 차원의) 충만감으로 바꾸는 일과 같으므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쓰인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군침과 허기가 돌아요.
활자 사이사이로 밥 짓는 냄새가 나는 듯한 맛있는 책이랍니다.
 




 
정청라 작가님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
또 작가님의 주선 하에 이루어진 강사님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도 들려주셨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듣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아요.


 

간단히 소개하자면...
귀농에 대한 꿈을 품고 있던 강사님은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테니,
혼자라도 시골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고 해요.


그러던 중 정청라 작가님께서
강사님과 잘 맞을 거라며 한 남성분을 소개해주셨고,
그 분과 연이 닿아 지금의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강사님게서 지금 사는 양산 마을에서
농사 지으며 사는 건 올해로 4년째입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함께하고 있지만,
막상 지어보니 농사로 수익을 얻는 건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되셨대요.
닭을 키우려는 생각도 농사로 인한 수입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하는데,
달걀과 닭고기를 마을사람들에게 공급해서 수입을 얻어 보려 했으나
이 일 역시 돈은 전혀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시네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농사 지으며 자급자족으로 꾸려나가는 생활이
궁금한 한편, 그 생활에 적잖은 환상도 품고 있었는데
강사님을 통해 들어보니 결코 녹록치 않은 삶임을 실감합니다.


 

강사님의 남편 분께서는 논농사를 제일 재미있게 하는 편인데
작년까지만 해도 농사 지으면 그 수확량을 꼭 돈으로 환산하곤 하셨다고 해요.
사실 농사로 돈을 벌려면 전업농으로 해야 하는데,
강사님 마을 농가는 전업농 규모가 아니라
기껏해야 밭과 논 천 평씩을 마을 분들에게 분양해서 같이 짓다 보니,
현실적으로 농산물을 팔아 돈을 버는 일이 불가능함에도
자꾸  손익을 계산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농사 결과를 평가하지 않고
지내보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나눠먹으며 윤독하기


활동 시간엔 같이 밀로 지은 밥을 나눠 먹으며 책을 읽었답니다.
밀과 쌀은 9:1 비율로 밥을 지어서 싸오셨어요.


 



 



 



 




밀밥을 맛있게 나눠먹으며

윤독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다울이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도 신랑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마음이 숙연해지며 가슴이 뭉클하다.

말로만 듣던 노동의 숭고함을 그냥 몸으로 다 보여준다.

섬세한 손길로 나락을 베고, 산더미 같은 나락 더미를 지게에 져 나르고,

끝도 없이 호롱게를 발로 밟으며 나락을 털고,

나락 포대를 수레에 싣고 오르막을 오르고……

그러는 걸 보면 애처롭고 존경스럽고 고맙고 미안하고 여러 가지 심경이 교차한다.

이렇게 고생해서 우리를 먹여 살리는데 나도 이 사람한테 정말 잘해야겠다 싶어진다.

비록 무뚝뚝하고 고집 세고 잔소리도 많아서 나를 힘들게 할 때도 많지만

그럼에도 다 용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울이도 아마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겠지.

(...)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밖에 나가 장식거리를 따왔다.

까마중 열매, 아직 남아 있는 제비콩 꽃, 박하 잎……

다울이가 과일을 썰어 붙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사과와 단감까지!

거기에다 식탁 위에 남아 있던 작은 고구마덩이와 예전에 말려둔 작은 꽃다발까지!

그렇게 해서 아침에 다울이가 쓴 생일 축하 편지까지 옆에 세워두니 아주 그럴싸한 케이크가 되었다.

세상에 둘도 없이 아주 유별난 당신께,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케이크를!


 

- <마음을 녹여버린 그 남자에게, 아주 특별한 생일 케이크> 중에서.


 

누가 치켜세워 주지 않아도,

세상이 제 아무리 내 역할과 책임을 업신여기고 무화시키려 해도,

또는 왜곡된 모습으로 포장하려 할지라도,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할 수 있다.

어째서 그러냐고?

다 차려진 밥상만이 아니라 밥상의 이면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덥혀놓은 공간을 누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일하여 온기를 채우며 공간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낮고 낮은 자리에 두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그러면서 거듭나고……

그건 정말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그러면서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만큼이나

놀라운 존재의 변이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 에필로그 중에서.


 


 

 질문시간

(서로에게 묻고 답하는 질문!)


 

Q. 빵 만드는 밀로 지은 밀밥 맛있었어요. 밥에 넣으면 맛있을 재료 뭐가 있을까요?
 

- 옥수수, 감자, 고구마, 가지 등등등!
- 밥 지을 때 제철인 거 넣으면 다 맛있더라고요.
6~7월에는 완두콩 넣으면 정말 맛있고요. 옥수수도 썰어서 7~8월에 넣고.
밀도 수확한 지 얼마 안 돼서 톡톡 터져요. 아직 수분이 많아서 그런 거예요.
제철인 곡식이나 콩 종류 넣으면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거예요.
- 생 옥수수를 넣어도 돼요?
- 네 돼요. 옥수수는 따는 순간 솥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적을수록 맛있어요.
저희는 물 올려놓고 옥수수 따러 가요. 따서 바로 넣어요.
- 요새 저는 단호박 밥을 해먹어요. 제가 단호박 되게 좋아하는데. 단호박 씻어서 씨만 빼서 썰어서 넣으면 맛있어요.
- 저는 무밥!


 

Q. 시골 가서 밥 짓는 일 시작하는 게 힘들지 않을까? 시켜먹을 수 없다는 것 감당할 수 있을까?

 

- 힘들지만 갓 수확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 제 경우에는 밥숟가락 하나 더 놓는 일이 저는 정말 힘들어요.
8~9살 넘어가면 반찬을 일단 더 해야 해요. 가짓수도. 시골 가서 밥 짓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아요.
가족들 먹일 거를 다 짓는다고 생각하면.
- 남편과 자녀 반찬 다른 것도 너무 힘들어요.
- 저는 해외에서 자취를 오래 했었는데요. 식구들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밥이 텀을 안 도니까 힘들더라고요.
국을 안 먹는 이유도 한 번 하면 바닥이 안 보이는 거예요.
무슨 반찬이 있으면 일주일 내내 가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밥을 조금 하는데, 하루치 넘게 되더라고요.
랩에다가 싸서 넣어두고 돌려먹고. 처리가 안 되니까.
밥을 같이 퍼먹을 수 있는 식구들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같이!
- 먹는 일이 어떻게 생각하면 행복한 일인데, 또 많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 같아요.
먹는 거에 대해서 고민하게 돼요. 행복한 일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안 할 수 없고. 계속 닥치고.
- 사람 만나면 ‘뭐 해먹고 살아요?’ 늘 묻게 되고.


 

Q. 함께 나누어먹고 싶은 사람?


- 선물하고 싶은 사람은 둘째 딸이에요.
제주도에 가서 청년농부를 하고 있거든요.
- 아, 얼마 전에 <인간극장>에 제주도 청년농부 편 나왔는데! 저 그거 봤어요.
- 맞아요. 그래서 딸이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서 선물할게요.
둘째 딸은 2월에 제주도로 실습 갔다가, 거기서 생활이 너무 좋았는지
1년을 더 지내보고 싶다고 해서 지금은 청년농부로 지내고 있어요.
- 오늘 먹은 밀 주먹밥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은 가족이에요. 우리 신랑이 굉장히 음식을 빨리 먹거든요.
이건 꼭꼭 씹어서 먹어야 돼. 조금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여주기 위해서라도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음식은 없고 저에게 해주면 좋겠네요.


Q.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음식이나 레시피가 있나요? 간단한 요리법은? 
 

- 요리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알고 있는 거 돌려막기
- 밥에다가 죽순 올려서. 양념장만 있으면 먹잖아요. 


 

Q. 농사를 지을 때 모든 걸 손으로 해야 할까요? 귀농 시 부담되는 건 아닐까요?


 

- 그렇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손으로 하는 게 내가 더 의미가 있고 좋을 것 같으면 할 수 있지만
그게 부담되는 정도라면 얼마든지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 모든 걸 손수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도를 해보시는데,
평수가 넓다보면 부딪히는 지점도 많을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과 힘듦 역시 귀농해서 부딪히는 부분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요.

- 저는 마음가짐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상아씨(정청라 작가님 남편 분)는 다 손으로 하시고. 집도 혼자서 손으로 지으셨어요.
손으로 하면 시간은 걸리는데, 식구들한테 면도 서고.
우리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고, 그 빈 시간에 더 많은 걸 하거나 쉬길 원하잖아요.
놀이면서 쉼이면서 일인거죠.
삶의 패턴 자체가 다르고.
농사도 손으로 다 지으니까 아들이 볼 때 아빠가 너무 대단해보이는 거예요.
정말 큰 산과 넓은 들에 아빠가 조그마하게.

- 뭘 하나 들이면 편한 대신에 신경 쓸 일이 늘어납니다.
관리하는 데 품과 비용이 들더라고요.
뭐가 맞다 아니다를 떠나서. 얼마나 문명의 이기에 도움을 받고 살지,
그런 부분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여자 혼자의 귀농이 가능한가. 가족 단위의 귀농. 농경사회의 귀농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 여자가 단독으로 혼자서 귀농해서 살 수 있나? 라고 물었을 때,
여자 혼자보단 남자들이 좀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시골에서 밭과 논을 살고, 장작을 패고, 이런 일들이 신체적 힘을 많이 요구하니까요.
신체적인 강자가 아니라면 농사가 지을 수 없어요.
그래서 저는 농업 문화가 가부장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기계문명이 여성을 평등하게 하는 게 이바지한 바가 많았던 거죠.
농경사회에서 아들이 중시되었던 게 물리적 힘이 여자보다 세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농경사회에서는 남자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여자의 일은 부수적인 것이 되었다고 봐요.

- 시댁 시부모님이 농사를 짓는데, 어머니가 보조 안 해주시면 농사를 못 지음에도
가을 수확철이 되면 수익은 다 시아버지 몫이더라고요.
어머니가 필요하다고 할 때마다 돈을 조금씩 내 주시고요.
농사 체제가 가부장제를 강화시키는 지점이 있다는 말에 동의가 돼요.

- 그 시대를 만드는 게 문화인 거예요. 농경문화가 그런 걸 강화하는 것 같아요.
 

- 제 생각엔 지금은 과거의 그런 농경문화는 거의 사라졌다고 느껴요.
현대사회에서는 농사 짓는 게 무조건 이전의 농경문화로 이행하는 거고,
그래서 가부장제를 부추긴다는 건 그리 적절하지 않은 시선 같아요.
 

저희도 농사를 짓지만, 농사는 짓는 것보다 거둬서 먹기까지 엄청 손이 많이 가거든요.
그러니 남편과 아내의 역할로 미루어 보면 서로가 서로한테 너무 필요한 존재가 되는 거죠 오히려.
저는 저희 신랑이 교사로 일할 때는 새벽 6시 반쯤에 출근해서
야자 마치고 퇴근하면 10시가 다 되곤 했었어요.
평일에 빡빡하게 근무하다보니 주말에는 대부분 쉬거나,
집안일이라고 해봤자 분리수거를 좀 해주는 정도였어요.
제가 느끼기엔 그 당시 제 남편이 집에서 보인 모습은 대개 무기력했어요.
그래서 전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은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제가 이전에 20대 남자를 분석한 책을 읽었는데,
남자들의 인식 속에 특이한 도덕률 같은 게 있더라고요.
여성들이 누리는 일들을 ‘특혜’라고 여기고, 그 특혜를 ‘불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런 글을 보면서 아이들한테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아버지의 역할과 포지션이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버지가 부재한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정말 많아요.
집안에서 아버지의 역할과 위치가 너무 위태로운 거죠.
저희 아들은 ‘커서 뭐가 될 지는 모르겠는데 아빠는 꼭 되고 싶다’고 이야기해요.
제가 너무 놀라서, ‘왜 그런 말을 해?’ 그랬더니, 아빠가 되면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아빠의 삶이 아이한테 주는 영향이 그만큼 크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이건 분명 산업화 사회에서 놓치고 가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아버지의 역할을 찾아가는 방향이 귀농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 저는 ‘혼자’라는 단어에 좀 꽂혀서 이 질문을 받아들였는데요.

혼자 살 건데 시골에 가서 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오히려 시골 살이라는 건 같이 살자는 취지에 더 가깝다고 느껴요.

함께 하는 삶, 공동체 쪽으로 더 다가갈 수 있는 삶인 것 같아요.


- 저희 마을에도 20대 비혼 여성들이 주로 많이 들어와요.

 20대 비혼 여성들이 농사 지으러 들어올 때는 20대 비혼 여성 동지들이 꼭 필요합니다.
 

- 공동체라는 게 모호하기도 하고. 좋은 점도 있고 때론 불리한 점도 있는 거예요.

개인적인 것에 대한 존중. 공간 확보. 이런 게 되게 중요한데 시골에서 그게 가능한지 의문이 생기기도 해요.

또 농사에서 내가 내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싶은데 그게 꼭 가족 단위여야 하는지 싶고요.
 

- 비혼 여성들이 많이 귀농하는데. 텃밭 친구들 하면 80% 이상이 다 비혼 여성이에요.

관심 있어서 오는 청년들이 다 여성들이고. 여성들 중에서도 힘 좋은 여성들이죠.

그 외에도 농사라는 행위를 먹거리로 가져가는 감각이

여성들이 훨씬 좋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요.

남성들이 시골에서 혼자 산다는 건 뭔가 불가능하게 여겨져도 여성들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농사를 짓는 것도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 짓는 것도 있지만 나누고 싶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잖아요.

여성분들 오셔서 농사 지으면, 같이 농사지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요.

삶의 전환을 시도하는 그런 공동체들이 엄청 많고 연결되어 있어요.

 
Q. 자급자족의 삶이 정말 가능할까요? 몇 퍼센트? 고단함이 더 크지 않을까요?

- 가능한지를 묻는 건 그 사람의 욕심 같아요. 이걸 하려면 가족 단위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공동체의 힘을 빌어서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몇 퍼센트냐고 묻는다면, 이건 자기 마음먹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엔 집 앞 텃밭에 채소 몇 가지를 심고 있는데, 처음엔 다 죽는 거예요.
수도가 없어서 계곡에서 길어서 와서 해야 하고.
물 몇 번 길어다 주면 이틀 몸살 앓고. 밭에 가서 뭐 좀 따려 하면 모기한테 다 뜯기고.

작년에는 게을러서 포기하고요.

농사짓는 데조차 체력이 약하면 아무것도 못하겠다 해서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Q.홈스쿨링할 의향이 있는지?
 

- 신념과 품이 많이 드는 일 같아요.
홈스쿨링 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Q. 최근에 드신 건강식 혹은 특이한 음식은 무엇이었나요?


- 얼마 전에 순천에 이전 관장님(도치) 집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저는 요리를 잘 못해서 감이 없지만,
점심을 차려주면 준비를 많이 해놓잖아요.
그런데 도치는 그런 거 하나 없이
바로 앞 텃밭에서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한상 가득 만들어주더라고요.
텃밭에 심은 호박잎, 고추, 가지, 오이 같은 걸 따와서 바로 바로 만들어내는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어요.
특이한 음식이라면...
별 건 아닌데, 우리 집은 감자에 고추장을 찍어먹거든요. 어떤 분은 초고추장에도 찍어먹는다고 하더라고요.





 

길 위의 인문학 전환, 지속가능한 삶으로 가는 길!
[나누다] 2기 두 번째 모임 -"포스트 코로나, 소박하고 생태적인 삶"
강사 : 이정호(부산 온배움터 활동가, 대안학교 교사)
2020.8.5.[수] 19:00~21:00

 
 




8월 5일 수요일 저녁 7시,
길 위의 인문학 [나누다] 2기 프로그램 두 번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강사님께서 직접 기르신 박하와 밀로 지은 밥을 챙겨오셨어요.
모모의 정원에서 청년들이 직접 수확한 박하로
박하차를 진하게 우려 마시면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함께 나눈 책은 『밥 짓는 일부터 시작합니다』(샨티, 2020)입니다.
이 책을 쓰신 정청라님은 『할머니 탐구생활』이라는 이전 저서로도 독자들에게 친숙할 거예요.
강사님과도 십 수 년 전 인연이 닿은 후 지금까지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귀농 14년차 작가가 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시골살이를 담은 책으로,

스스로를 부엌번데기라고 부르는 작가님의 손맛이 담긴 맛있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귀농 첫 해에 작가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뭐 먹고 살아?"였다고 해요.
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아무리 해 줘도 불안한 눈빛으로 되돌아온 질문,


"도대체 뭘 먹고 살려구 그래?"

그러던 어느 날, 밤마다 밀려드는 허기를 마주한 작가는
그것이 자신의 변화된 삶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관계된 것임을 알아차렸습니다.
"뭐 먹고 살아?"라는 우려 섞인 질문은 주변인들 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고민이기도 했던 거예요.


 

"허기를 잘 다루는 것은 일상을 잘 영위하는 것과 아주 깊이 통하므로,
잘 산다는 건 허기를 (포만감과는 다른 차원의) 충만감으로 바꾸는 일과 같으므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쓰인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군침과 허기가 돌아요.
활자 사이사이로 밥 짓는 냄새가 나는 듯한 맛있는 책이랍니다.
 

정청라 작가님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
또 작가님의 주선 하에 이루어진 강사님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도 들려주셨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 듣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아요.


 



간단히 소개하자면...
귀농에 대한 꿈을 품고 있던 강사님은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울 테니,
혼자라도 시골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고 해요.


그러던 중 정청라 작가님께서
강사님과 잘 맞을 거라며 한 남성분을 소개해주셨고,
그 분과 연이 닿아 지금의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강사님게서 지금 사는 양산 마을에서
농사 지으며 사는 건 올해로 4년째입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함께하고 있지만,
막상 지어보니 농사로 수익을 얻는 건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되셨대요.
닭을 키우려는 생각도 농사로 인한 수입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하는데,
달걀과 닭고기를 마을사람들에게 공급해서 수입을 얻어 보려 했으나
이 일 역시 돈은 전혀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하시네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농사 지으며 자급자족으로 꾸려나가는 생활이
궁금한 한편, 그 생활에 적잖은 환상도 품고 있었는데
강사님을 통해 들어보니 결코 녹록치 않은 삶임을 실감합니다.

강사님의 남편 분께서는 논농사를 제일 재미있게 하는 편인데
작년까지만 해도 농사 지으면 그 수확량을 꼭 돈으로 환산하곤 하셨다고 해요.
사실 농사로 돈을 벌려면 전업농으로 해야 하는데,
강사님 마을 농가는 전업농 규모가 아니라
기껏해야 밭과 논 천 평씩을 마을 분들에게 분양해서 같이 짓다 보니,
현실적으로 농산물을 팔아 돈을 버는 일이 불가능함에도
자꾸  손익을 계산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농사 결과를 평가하지 않고
지내보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나눠먹으며 윤독하기


활동 시간엔 같이 밀로 지은 밥을 나눠 먹으며 책을 읽었답니다.
밀과 쌀은 9:1 비율로 밥을 지어서 싸오셨어요.


 



 




 질문시간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소감과 질문을 적은 포스트잇을 섞은 후

한 장씩 뽑아서 거기 적힌 질문에 대한 답하기 시간을 가졌어요.

자연스레 소감 나누기도 이루어졌는데, 오늘 강좌에서는 이런 소감들을 만났답니다.


 

내용 중 읽게 된 내용이 지금 나의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좋았어요.

밀밥 정말 맛있었습니다. 통밀주먹밥 정말 맛있었어요!

선생님의 긴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지난주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여기 앉아 있는 게 평화롭고 힐링 되는 시간입니다.

책을 읽으며 그 분들의 연애사가 궁금했는데 선생님을 통해 들으니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음식과 요리 귀함을 잘 알면서도, 현실에서는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 때우기 일쑤입니다.

매일 어떤 마음으로 요리하시나요?


- ‘오늘도 한 끼를 해냈구나. 넘겼구나. 지나갔구나.’ 이런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요리할 때 마음은 제가 어떤 상태이냐에 따라서 정말 다른 것 같아요.
급하게 식구들 한끼 먹일 때는 버겁죠.
올해는 시간이 많아서 한동안은 요리를 해서 가족들과 밥을 먹는 일이
‘적성에 맞나’ 이럴 정도로 잘 지냈어요.
그런데 웬 걸, 두 달 전부터는 다시 ‘겨우 한 끼를 때웠구나’ 생각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제가 육식을 끊은 지 7-8개월 됐는데,

고기 먹는 누군가의 음식을 해 주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내가 먹는 음식은 내가 해먹는 게 맞다.
각자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 먹을 것을 잘 챙겨먹는 일이 최고다.' 하는 거였어요.


 

Q. 매일 맛있는 밥 짓기.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 저자분이 하는 방식은 너무 많은 공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 저 같은 경우는 셋째 놓고 젖이 너무 안 돌아서 힘들더라고요.

아기 몸무게가 안 느니까 분유 먹일까 갈등도 많이 했고요.

그러다 여러 곡식을 같이 섞어서 미음처럼 끓여서 아기죽으로 먹여서 키웠어요.

갓난아이 먹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많이 느꼈어요.


 

Q. 밥상 앞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요?


- 저는 화가 나면 화를 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쌓이면 폭발할 수 있으니까.
화를 참는 방법? 제 생각엔 없어요.


 

Q.오늘도 낭독을 열심히 들었는데 사는 이야기가 재밌네요. 오늘 하루 어땠어요?


- 저는 저번 주에 직장이 너무 멀어서 늦게 왔잖아요.
수요일마다 30분 일찍 퇴근하는 걸로 합의(?)해서, 오늘은 일찍 왔어요.
저는 책을 읽으며 책 속 그 삶을 동경하고 부러워하다가.

한편으로는 그 삶은 엄마가 선택한 삶이니까,
저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저 저 식사와 삶을 계속해갈 수 있을까?
그 아이 셋에 꽂히면서 저 아이들은 보고 자란 대로 자기 아이들에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자기 삶을 전환하는 데 있어 알맞은 때라는 건 누가 정해주는가
아니면 내가 정하는 게 때인가.
이런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Q. 절을 하면 정말 가벼워질까?


- 절하면 마음은 가벼워집니다. 혼잡한 정신 정리, 집중이 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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