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
  • 소식과 알림
  • -
  • 맨발동무 이야기

소식과 알림

운영시간

수, 목요일 l 오전 10시~오후 6시
금요일 l 오전 10시~저녁 9시
토, 일요일 l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 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일입니다.

상담문의

전화 051) 333-2263
카카오톡 "맨발동무"검색


후원계좌

부산은행 313-01-000558-7
(맨발동무도서관)

맨발동무 이야기

맨발동무도서관에서 지낸 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일상 및 프로그램 후기 등)

제목 [2021길위의인문학] 3차
작성일자 2021-11-03
8월의 마지막 주 일요일인 29일!
길 위의 인문학 세 번째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이정호 강사님과의 마지막 시간이에요.
시, 노래, 춤, 그림까지 매 시간 여러 활동을 해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냈는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참여자들 모두 아쉬운 마음을 안고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여는 시_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
오늘은 이병철 시인의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로 강좌를 시작했어요.
평생 생태·환경 운동에 몸담아 활발하게 활동해오신 이병철 시인은
현재 지리산 정치학교를 만들어 각 지역에 있는 정치인들을 만나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 분들과 함께 코로나 이후 한국사회를 어떻게 생태적인 사회로 만들 것인가를 화두로 고민하고 활동하고 계시다고 해요.

“이 시는 한살림에서 나온 시집이고요.
안에 많은 시가 있는데, 제가 고르지 않고 지난번처럼 세 분 정도 돌아가면서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시집을 건네받은 분들은 <새벽 향기>, <세상의 분류법>
세 편의 시를 골라 읽어주셨어요.
매 시간마다 새로운 시인을 만나는 이 시간이
많이 떠오를 것 같아요.


 



 

여는 노래_ 강은 흐른다
이번 시간에는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노래 <강은 흐른다>를 배웠습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한 줄 한 줄 따라 부르다가
나중엔 가사를 외워서 불러보기도 했어요.
신기한 건 한글 가사보다 영어 가사를 더 빨리 외우게 되었다는 점!

강은 흐른다
흐르고 자란다
강은 흐른다
저 바다로
어머니 지구여
난 당신의 아이
날 데려가 주오
저 바다로
저 바다로

The River is flowing
Flowing and growing
The river is flowing
Back to the sea
Mother earth carry me
A child, I will always be
Mother earth carry me
Back to the sea
Back to the sea
 

함께 읽기_ 오늘부터의 세계
이번 시간에 함께 읽는 책은 인터뷰어 안희경의 『오늘부터의 세계』입니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이자 인터뷰어인 안희경이 ‘코로나 이후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세계적인 석학들을 찾아가 질문하고 들은 내용을 정리한 인터뷰집이에요.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케이트 피킷, 닉 보스트롬, 반다나 시바까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터뷰이들의 답변을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도의 환경운동가인 반다나 시바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 깊고 재미있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다른 인터뷰이들이 대부분 책이 가득한 연구실이나 집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면
반다나 시바는 자연이 보이는 야외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흥미로운 요소였다고 해요~


 



 
공존의 연결술사를 위한 도구

 : 지구력, 절기달력, 생명역동농법 달력
다음으로 강사님께서 ‘지구력’과 ‘절기 달력’, ‘생명역동농법 달력’ 등
농사를 지으며 참고할 수 있는 달력들을 몇 가지 소개해주셨습니다.


- 지구력: 절기달력과 생명역동농법에서 이야기하는 달력을 섞어서 하나로 볼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달력.
heliostera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지구달력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고 해요.
페이스북에 만들어진 지구달력의 그룹에 가입하면
달력에 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절기달력 : 김희동, 통전몰
강사님이 농사지으며 가장 많이 보는 게 절기달력이라고 해요.

“농사지으면서 저희 아이들하고는 절기 관찰을 하고 그에 대한 내용들을 같이 써요.
이걸 하고 나면 기후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알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살 때는 절기를 느낄 일이 잘 없거든요.
입춘부터 동지까지의 흐름 속에서 살지만
그걸 느끼기보다는 단절되어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은데,
농사를 지으면 이 절기가 엄청 중요하게 느껴져요.
이건 김도연 선생님이 매년 만들어 주시는 절기달력이고요.
각 절기별로 달력을 만든 거예요.
지금은 처서니까, 처서 때 절기 잠깐 볼게요.
8월 23일이 처서였어요.
처서는 더위가 불러간다, 그래서 ‘가는 더위’라고 해요.
특히 올해는 입추 때부터 갑자기 바람이 선선해지더라고요.
처서 때부터 바람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올해는 절기가 잘 맞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생명역동농법 달력 : 평화나무농장
생명역동농법 달력은 가축을 함께 키우며 농사짓는 방식으로,
별의 흐름들이 지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하게 연구하고
그걸 농법에 반영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생명역동농법은 특히 유럽에서 인기가 많다고 해요.
그 이유는 농작물이 너무 좋아서라고 합니다.
농작물이 가진 성분을 검사해보면 일반 유기농과는 큰 차이가 날 만큼 좋아서,
먹거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농법이래요.
우리나라에서 이 농법을 제대로 하고 있는 곳은 평과나무농장 정도라는데요.
제대로 하기 어려운 이유는 가축을 같이 키우면서 해야 하기 때문이래요.




주역 만나기_『시로 읽는 주역』(김재형)
강사님은 작년에 이어 한 번 더 주역을 소개해주고 싶어서 괘를 만들어오셨어요.
강사님은 2016년에 이 책의 저자인 김재형 선생님께 주역을 배운 후
수시로 일상에서 주역을 활용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주역이 곧 지구력이라고 하는데요.
최근에 강사님 남편 분께서 주역을 통해 신비와 감동을 겪으셨다며
그 일화를 들려주셨는데, 정말 신기했답니다.
힘든 일을 겪으며 억울함, 분노와 같은 마음으로부터 헤어 나오지 못 하다가
주역의 도움을 받아보고자 며칠 전 주역을 뽑아봤다고 해요.
온 배움터에서는 ‘마음의 거울, 주역’이라는 이름으로 주역 강좌를 진행한다는데,
그 이유는 마치 거울 앞에 설 때의 우리가 그러하듯이
단장하고 주역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주역을 통해 자신을 다듬고 단정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점을 치기 전에는 자기 안의 질문을 날 것 그대로 토해내듯 적어본다고 합니다.
남편 분께서 마음에 있는 것들을 가감 없이 써내려간 후 괘를 뽑았는데
기막힌 괘가 나왔다고 해요.
뽑힌 괘는 현재의 내 마음을 거울처럼 드러내준다고 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보면 주역 소개가 나와 있어요.
주역은 점치는 일인데,
점을 친다는 건 결국 겸손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자기의 한계를 아는 사람들이 점을 친다는 거예요.
자기의 한계를 가지고 어떻게 이걸 풀어갈까, 라는 걸 하늘에 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거죠.”

“칼 융이나 헤르만 헤세 같은 서양 사람들이
무의식을 해석하는 도구로 ‘주역’을 읽었다고 해요.
괘를 뽑다 보면 비유적인 표현이나 해석이 모호할 때도 있는데
어떨 때는 현재의 삶에 엄청 다가올 때도 있어요.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잘 안 될 때는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만 이해하고 가면 되고
도움이 될 때는 지혜를 얻어서 앞으로의 방향을 나아가는 데 참조하면 돼요.”





우리의 질문
두 명씩 짝을 지어 질문을 만들어 그 질문을 모아서 하나로 만들어 점 쳐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두 명씩 팀을 이룬 사람들이 질문을 모았고, 괘도 뽑아보았어요.
“땅, 뢰”라는 점괘가 나왔는데,
그 설명을 찾아보니 ‘미약한 빛이 다시 살아나’라는 뜻을 품고 있는 괘라고 하네요.
희망, 빛, 따뜻함이 솟아나기 시작한 때!
각자가 가진 질문은 조금씩 달랐지만,
긍정적인 괘가 나온 만큼 기분이 좋았답니다!
네이버에 ‘보따리학교(이화서원)’ 들어가면 김재형 선생님 강좌 볼 수 있다고 해요.
온 배움터에서는 1월과 6월, 매년 2번 씩 주역 수업도 진행한다고 해요.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가도 또 혼자 고립될 때가 많거든요, 저도.
방향을 잃을 때면 이런 도구를 곁에 두고 잘 활용하시면서 길을 잘 찾아나가시면 좋겠습니다.“
 

<강은 흐른다> 노래를 마지막으로 함께 부르고
1기 세 번째 모임을 마쳤습니다.


 

----------------------------------------------------------------------------------------



여는 시

이병철 시인의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로 강좌를 시작했어요.

시집을 건네받은 분들은 세 편의 시를 골라 읽어주셨어요.


 

여는 노래 & 작은 몸짓_ 강은 흐른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노래 <강은 흐른다>를 배우고,

<강은 흐른다> 노래에 맞춰서 작은 몸짓을 배워봤습니다.



 
 

작은 채집과 삶예술_ 피스버드 만들기

오늘은 피스버드 만들기를 해 봤습니다.
강사님께서 피스버드 만들기를 위해 나뭇가지를 직접 가져오셨는데요.
두 권의 책을 돌아가며 낭독하면서 피스버드 만드는 손 활동을 함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집이 산과 가까우니까 새가 많이 오거든요.
저희 집 고양이들이 세 마리가 있는데 한 마리는 모습을 안 드러내고 밥만 먹고 가는데
두 마리는 마당에 자기 구역이 있어요.
저희가 밥만 챙겨주는데. 고맙다고 보은으로 새를 잘 잡아와서 계단이나 현관 앞, 1층 안 카펫 위에 올려놔요.

새, 생쥐, 새끼 두더지를 사냥해오거든요. 항상 깜짝 놀라면서 묻어줘요.

최근에 제가 일하는 방과 후 학교 아이들하고 닭을 키우고 있는데, 닭이 조류잖아요.

닭은 닭만의 습성이 많거든요. 닭을 키우며 관찰하는 습성이 너무 재밌어요.

아이들도 키우면서 너무 재밌어하며 닭에 대해 알게 돼요.
보통 수탉 한 마리에 암탉 열 마리 정도가 적당하다고 해요. 적으면 암탉이 시달린다고.

여러 마리를 키우면 수탉이 세 네 마리 정도 돼요.

그럼 수탉이 거느리는 암탉이 무리가 정해져요. 수탉끼리고 싸워서 서열이 정해지고요.

수탉은 많이 먹지 않아요. 덩치도 크고 발톱도 더 세거든요.

벌레를 잡으면 자기가 안 먹고 구구구구 울면서 자기가 거느리는 암탉을 불러요.

그러면 암탉이 벌레를 쪼아 먹어요. 계속 그런 식으로 여러 번 반복하더라고요.

얘네는 잡식이라 풀, 나뭇잎 다 먹거든요. 수

탉이 키가 크니까 점프해서 부리로 톡 따서 암탉한테 주면, 암탉들이 먹어요.

저희는 닭소리를 ‘꼬끼오’만 알고 있는데, 상황마다 내는 소리가 다 다르거든요.
그리고 닭들이 모래 목욕하니까, 구덩이 파서 모래목욕 하는 것도 구경하고요.

또 부화시켜서 새끼를 키우는데 암탉들이 공동육아를 하거든요.

아이들이랑 보다가 닭이 너무 신기하니까 관심을 갖다가 요즘은 조류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새는 항상 우리 가까이 있는데 우리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새가 어떻게 생태계 안에 살아가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어떤 새는 포유류만 잡아서 먹고 어떤 새는 갑각류만 먹고.

요즘은 아이들이랑 새를 많이 만나고 있는데,

그래서 오늘 같이 새를 한 마리 만들어보도록 할게요.”
                                                                                                                
『말과 침묵』 『향모를 땋으며』을 함께 읽으면서 피스버드를 만들어봤어요.

*방법 : 커터 칼로 나뭇결 따라서 깎기, 원하는 단어 하나 적기!

목공은 다른 도구들이 필요한데,
이건 나뭇가지와 칼만 있으면 가능한 작업이라
마음이 복잡할 때 한 번씩 해보면 좋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감상 나누기

이정호 : 저는 읽을 때마다 아이를 돌볼 수 있는 6년의 시간이 모두에게 보장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자부심이 되고 자랑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런 시간을 가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돼요.

저는 나뭇가지에 날개 비슷하게 두 개가 있어서 그걸 날개로 삼아 새를 만들어봤어요.

옹이처럼 있어서 따로 눈 모양 표시를 안 했어요.

예쁜 새가 한 마리 태어났습니다.

같이 매주 동작을 하면서 교감하고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데이지 : 제 나뭇가지는 물을 먹었는지 말랑말랑했어요.

깎다보니 자꾸 벗겨져서 날개라 부러졌어요. 오랜만에 나무를 열심히 만지면서 깎아보고.

사실 책 읽어주는데 내용도 너무 좋았지만 집중한다고. 나무 깎는 거에 엄청 집중해서 좋았어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삶의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이야기 나누고 같이 춤추고 노래하는 시간이 일상을 살다가 다시 저를 붙잡아주는 것 같았어요.

평소에 연결, 공존, 이런 거 생각 안 하고 분노에 쌓여 있다가,

이런 시간이 오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부엉이 : 어쩌다가 이렇게 만들어졌어요. 이무기라고(웃음).

어쩌다가 다리처럼 두 개가 있어서 나는 게 아니라 앉아 있는 것 같이 됐어요.

갑자기 이거를 선물을 해야겠다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저희 집에 동네 고양이가 와서 같이 살고 있는데요.

그 애랑 같이 산지 1년이 지나니까. 아침이 되면 방충망에 붙어서 새를 기다려요.

아침에 새소리를 듣고 가면, 오늘은 새를 보면 좋겠다. 나옹이 친구 짹짹이.

요즘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있어요.

불편한 일들이 주변에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반지구적이거나 환경적이거나.

어쨌든 일요일인데, 유일하게 하루 쉬는 날이긴 한데 제가 오는 거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제 일상 중에도 이 강좌에 오는 일이 제일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우정: 지난주에 사실 부끄러웠어요. 한강이라는 작가가 있는지 몰랐어요.

도서관에서 찾아보고는 한강 책 세 권을 읽었어요.

저는 이상하게 『신비한 밭에 서서』 같은, 지난 시간에 함께 본 그런 책이 잘 안 읽히더라고요.

반면에 한강 소설은 하루 만에 슉슉 넘어가더라고요.

‘내가 여기 왜 오는가’ 어제 생각을 좀 하게 됐어요.

저는 옐름 댄스도 너무 신선했거든요.

저는 제가 박자 같은 거 진짜 못 맞추는데 지난주에 제가 하는 거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오늘 나무 깎으면서는 ‘나는 왜 이렇게 손재주가 좋노’ 생각하면서 했어요.

춤도 너무 잘 추고, 나무도 잘 깎고(웃음).

오늘 선생님 마지막이시니까 너무 아쉽다, 싶기도 하고요.

지난번엔 정청라 작가 책 소개해주셔서 읽으니까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이렇게 사시는 분도 있구나 싶고. 시골에서 이렇게 다 내려놓고 살아가시니까요.

진짜 저는 많이 움켜쥐고 살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활하실까, 진짜 대단하다 싶었어요.

책 하나하나 만나면서 작가 만나는 거? 선생님 만난 거? 여기 계신 분들 만난 거.

오늘 너무 좋았던 게 지난번엔 발만 보면서 춤을 췄거든요.

오늘은 발 안 보고 상대편 사람들 얼굴 보면서 췄거든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살려고 왔구나. 사람 속에서 섞여서 살려고 왔구나. 그게 너무 좋았고.

이렇게 느끼면서도 또 어제 친정동생이랑 싸웠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배우는 게 집에서 누워 있는 거 보다 낫지 않겠다 싶어요.


 

앨리스 : 우정 씨가 이런 거에 감탄하시는 게 신기한 것 같아요.

3주 동안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바느질도 하고 나무도 깎고 그랬잖아요.

집중해서 하는 일을 오랜만에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게 별로 없고 노래를 외울 일도 별로 없는데,

여기서 배운 노래들은 여름방학 때 길 가다가도 부르고. 반복해서 부르다 보니까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바느질도 가만히 앉아서 해야 하는 거잖아요.

제 새는 하다가 부러져서 애매해졌는데, 그래서 다른 거 붙여서 만들었어요.

제가 최근에 이슬아 작가랑 남궁인 작가랑 교환편지 주고받은 책을 읽고 있어요.

그 책에서 이슬아 작가가 남궁인 작가에게 ‘선생님은 언제나 제 삶을 확장시켜줍니다.’ 라고 말하거든요.

이정호 선생님이 저희들을 그렇게 확장시켜주시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우엉 : 처음에 어디를 할지 모르고 나무를 그냥 막 벗겼어요.

어떻게 부러뜨리지 하던 중에 제 차례가 와서 책을 받아 읽었는데, 검은 숲 이야기가 나왔어요.

있는 구조에서 생각나는 대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만들어봤습니다.

노래 부르고 손으로 만들고 하는 게 되게 오랜만에 하는 활동이라서 좀 어색하기도 했는데 하면서 느낀 건

평소에 억지로 하려고 하는 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 부러뜨리려고 하는 것처럼. 힘을 주고 내 생각대로 하려고만 했던 거?

그러지 말고 좀 힘들 빼고 주변에 있는 것대로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해보고 싶은데.

제가 되게 힘을 많이 주고 살고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명희 : 이 나무가 쓰임새를 다 하고, 오늘 나에게 새로 탄생해주었구나.

저는 강인한 새로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조류는 수컷이 좀 화려한 것처럼.

저도 힘 있는 새로 만들어주고 싶어서 화려하게 해줬어요.

이 시간이 참 좋았고요. 그리고 3주 동안 하면서 느꼈던 게,

아주 어렸을 때 유치원. 학교 저학년 때 같이 했던 그 시절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느껴본 것 같아요.

 지난주에 수채화하면서 엄청 부끄러웠어요.

어릴 때 우리 딸 뭐 할 때 엄청 간섭 많이 했던 게 생각났어요.

선생님이 알려주는 대로 하다 보니까 막상 마음대로 안 되는 게 많았는데.

딸을 키우면서도 제가 그런 간섭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러웠어요.

2시에서 4시라는 게 어중간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사람들 만나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지현 : 저는 나무 깎을 때 ‘돌은 이미 안에 들어 있고 자긴 그것대로 깎기만 한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 말을 떠올리면서 했어요.

‘이 안에 어떤 새가 들어 있을까.’ 하면서요.

저는 날개를 크게 만들어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를 만들고 싶었어요.

프리라고 적고 싶었는데. 프리덤이 더 나은 것 같고, 프리는 좀 이상한 의미로 해석될 것 같은 거예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어차피 나뭇가지도 공짜로 얻은 거고. 프리 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또 한 번 연결되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술님처럼 춤출 때 다리만 보고 하다가 나중에는 앞을 보면서 췄어요.

그때 앞에 계신 세 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전율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가르쳐주신 노래가 일상 속에서도 가끔 생각이 나더라고요.

정화되는 느낌, 그런 게 있었어요.

아까 인디언  책 읽어주시는 거 들으면서는 ‘평생을 이렇게 정화된 느낌으로 사는 사람도 있나?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았고, 너무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유림 : 저는 갈매기 느낌으로 알록달록하게 만들었어요. 제가 요즘에 좀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팀원이 있었는데 가치관과 의사소통이 잘 안됐어요.

하기가 어려워서 따로 하게 됐어요. 하필이면 주제가 자연농인 거예요.

나는 자연농에 대해서 하는데 옆에 있는 사람과도 잘 못 지내면 어떡하지 했는데, 이거 하면서 위로를 얻었어요.


 

이정호 : 평생 정화되는 느낌 속에서 매일매일 살아갈 수 있을까, 라고 하셨는데.

하루의 리듬 속에 의식적인 시간들을 넣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해야 하는 일들 속에서 살아가잖아요.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초에 불을 켜고 잠깐 촛불을 바라보면서 기도나 생각들을 해본다든지.

라코타 족 이야기에도 보면 새벽에 일어나서 각자가 햇님한테 인사하고

신선한 공기로 자기 몸을 정화하는 그 시간을 소중히 했다는 말이 나와요.

저희의 원래 전통적인 삶 속에는 다른.

농사와 함께 관련된 어떤 의식적인 문화 행사들이 있었던 것들이,

단오라든지 한가위라든지 이런 것들이 제사와 함께이기는 했지만 삶을 들여다보고 가꾸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저희가 많이 단절되고 그런데, 그런 시간들을 하루의 리드 안에서 배치해두면 매일 정화하는 게 가능하지 싶어요.

힘들었을 때 글 쓰는 시간을 가졌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신비로운 경험을 좀 많이 했어요. 작년엔 수업을 하나로 준비해서 두 그룹이랑 같이 진행했어요.

이번엔 1,2기 분들이 좀 달라서, 같은 걸 할 수가 없어서 앞뒤로 제가 약간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

런데 2기 분들을 만나면 좀 자연스럽게 진행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1기는 1기 대로 사람들과 맺어진 관계가 있으니까 또 쾌활하게 진행이 되었고요.

저도 제 힘으로 뭔가를 이끄는 게 아니라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호혜적으로.

바구니를 짜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주역 뽑기
마지막에는 강사님이 준비해오신 주역을 하나씩 뽑으며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변화를 읽고 내 마음의 변화. 무의식을 도구로서도 서양 사람들이 많이 읽는다고 해요.
마음에 드는 것 하나씩 뽑아 가세요.”


 


카테고리 길위의인문학